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가 이틀째 400명대를 기록했다. 일일 확진자 수는 사흘 연속 1,000명 미만으로 떨어졌지만, 위중증 환자는 지난 6일 411명으로 처음 400명을 넘어선 데 이어 7일에도 400명을 기록했다.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전체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위중증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2%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확진자가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이 있을 경우 처음엔 증상이 가벼웠다가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확산되면서 위중증으로 전환된다”며 “이 과정이 7~10일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지난 연말 일일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나들며 가파르게 증가했기 때문에 시기상 앞으로 위중증 환자들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위중증 환자는 입원 치료가 필수다.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면 민간병원들을 동원해 간신히 여력을 갖춘 병상이 또 부족해질 우려가 있다. 윤 반장은 “위중증 환자 비율 3%를 염두에 두고 중증 치료병상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병상을 무조건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 방역당국은 병상 회전율을 높이는 전략을 짜고 있다. 가령 코로나19 치료는 다 했는데 기저질환이 해결되지 않은 경우, 코로나 증상이 완화돼 당장 중환자 치료가 필요 없는 경우 등은 일반 병실이나 준중환자 병상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만드는 방식이다. 윤 반장은 “외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병원에 머무는 날이 많이 긴 편”이라며 “중환자 치료 뒤 바이러스 감염력이 없어지는 시점을 언제로 볼지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확진자들에게 쓰이는 코로나19 치료제는 렘데시비르(항바이러스제)와 덱사메타손(염증억제제), 두 가지다.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가 발병한 지 12일이 지나지 않은 고령자나 기저질환자에게, 덱사메타손은 중증이나 기계호흡이 필요한 환자에게 주로 쓴다. 가장 먼저 코로나19 약으로 쓰인 렘데시비르는 지금까지(7일 0시 기준) 105개 병원에서 3,108명의 환자에게 투여됐다.
하지만 이들이 원래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됐던 약이 아닌 만큼 모든 코로나19 환자에게 뚜렷한 효과를 보이는 건 아니다. 덱사메타손은 부작용이 많다는 논란이 여전하다. 이들 약이 듣지 않는 환자들에겐 사실상 뾰족한 대안이 없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치료제를 투여받은 위중증 환자들이 얼마나 회복됐는지는 좀 더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치료제 사용이 어려운 경우엔 대증요법이나 호흡보조 등 일반적인 중증 환자 치료법이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