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인터뷰] 이태빈 "김순옥 작가님 '지금처럼만 하면 된다' 칭찬…보람됐죠"

입력
2021.01.07 08:00


배우 이태빈이 '펜트하우스'로 더 폭 넓은 연기 활동의 포문을 열었다.

이태빈은 지난 5일 종영된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이규진(봉태규) 고상아(윤주희)의 아들이자 청아예고 성악 전공 이민혁 역을 맡아 어른들의 세계와 또 다른 긴장감을 선사했다. 다음 시즌을 준비하면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한 이태빈이 "좋은 선배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어 영광이었다. 긴장을 풀지 않고 시즌 2, 3에 더 열심히 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처음 '펜트하우스'를 만난 건 오디션이었다. 이태빈은 "민혁과 다른 연기를 했는데 합격 연락을 받고 깜짝 놀랐다. 처음에는 민혁과 닮은 점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연기를 하다보니 저도 몰랐던 밝은 면을 찾게 되더라. 긴 호흡 속에서 변화를 보여드리는 것도 시즌제의 장점"이라며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 학교를 1년밖에 못 다녔는데 '펜트하우스'를 통해 학창시절 추억을 쌓은 것 같다"고 전했다.

흥행이 검증된 제작진과 많은 선배들 덕분에 '펜트하우스' 촬영 현장은 성장의 장 그 자체였다. 이태빈은 "감독님이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 돼야 한다. 아버지처럼 연기해보면 어떨까' 제안하셨다. 제가 보는 민혁이는 엄마의 인싸 같은 면, 아버지의 깐족거림을 닮은 것 같다. 봉태규 선배님은 '대본을 받으면 그대로 연기하지 말고 그 안에서 네 캐릭터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셨다. 그 말씀을 기억하면서 시즌2에서 더 좋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최근 대본리딩 때 김순옥 작가님이 '시간이 갈수록 민혁과 닮아간다. 시즌2에도 지금처럼만 하면 된다'고 해주신 말이 특히 보람됐다"고 소개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이민혁은 감초 같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학교폭력 가해자 중 한 명이다. 이태빈은 "시청자 분들이 민혁에게 감정이 동화되면 안 될 것 같아서 생각 없이 악행을 즐기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다. 작가님이 권선징악을 통해 민혁에게 벌을 주실 걸 알기 때문에 최대한 민설아(조수민)에게 미안해하지 않으려 했다. 작품에 누가 되고 싶지 않아서 최선을 다했던 장면"이라고 기억했다.

연극 '어나더 컨트리'에선 악의 배후 같은 역할, 전작인 MBC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에서는 학교폭력 피해자 역할을 각각 연기했던 이태빈에게 이번 이민혁 캐릭터는 스펙트럼 확장이라는 의미도 갖는다. 이태빈은 "매번 그 캐릭터가 되려고 노력했다"면서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사건의 키를 쥐고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연기도 해보고 싶다. 스릴러물이나 시대극에 대한 갈증도 있다. '펜트하우스' 안에서 보자면 연령과 성별을 떠나 김소연 선배님의 천서진 같은 캐릭터를 만나보고 싶다. '펜트하우스' 속 모든 인물이 선하지 않고 양면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더 재밌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이태빈은 "또래에 비해 앳된 외모와 낮은 목소리 톤을 갖고 있어서 저만 할 수 있는 연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작품들을 만나고 있는 만큼 제게 딱 맞는 옷을 입어보고 싶은 바람도 있다. 다음 작품에서 '쟤가 민혁이야?' 하는 말을 들을 만큼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작품의 규모를 떠나서 제가 이야기 전체를 이끌어가는 연기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라며 "처음 연극을 시작할 때 '새로운 인생의 1막 1장'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이제 2장 정도는 오지 않았을까. 앞으로 갈 길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저 스스로를 믿고 계속 다양한 연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열정을 드러낸 이태빈의 당장 다음 작품은 '펜트하우스' 시즌2, 3다. 이태빈은 "2, 3는 시즌1보다 더했으면 더한 내용이다. 많이 기대해주시고 민혁이를 너무 미워하지 말아달라"며 웃어 보였다.

※ 이태빈의 인터뷰와 스타들의 더 많은 이야기는 유튜브 '덕질하는 기자' 채널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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