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택시를 이용하다 보면 ‘과연 이 돈을 주고 탈 가치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과속, 급출발, 급정거, 잦은 차선 바꾸기, DMB 시청 등 뒤에 앉은 손님은 안중에 없고, 지저분한 복장에 차 안 담배 냄새를 풍기면서 현금결제까지 요구하는 운전기사들 탓이다. 인천시가 앞으로 이런 택시들에 대해서는 재정 지원을 축소하는 등 대대적인 택시서비스 개선에 나선다.
인천시는 민원 다발 택시에 대해 재정 지원을 축소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새로운 택시서비스 평가제를 올해 시행한다고 6일 밝혔다.
이에 따라 법인택시는 연간 민원 총량(면허 대수 100대당 약 18건) 100% 초과 시 통신료 지원을 20%, 150% 초과시 150% 삭감한다. 시는 택시 한 대에 통신료 월 5,000원을 지원하고 있다. 또 개인택시는 6개월간 민원이 2건 발생하면 통신료 지원을 중단하고 3회 이상이면 월 2만원가량의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 지원도 끊기로 했다. 이와 함께 민원 다발 운수종사자에 대해 명단 공개와 친절서비스 교육 이수 명령 등 특별관리도 추진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소수의 운수종사자의 불친절 행위가 전체 택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새로운 택시 평가제를 통해 택시가 친절하고 안전한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실제 인천시가 2019년 한 해 동안 접수된 택시 불편 민원을 분석한 결과 택시에 덧씌워진 ‘불친절’ 이미지는 소수의 택시 운전기사들이 만들어 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운수종사자 8,980명 중 7,642명(85.1%)은 민원 발생이 단 한 건도 없었다. 전체 민원 1,644건 중 1건이 접수된 운전기사 1,118명(12.4%)을 제외하면 2.5%(220명)의 기사들이 32%(526건)를 차지했다. 시 관계자는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1년에 한 번 정도의 문제가 됐던 운전기사들을 제외하면 소수의 운수종사자로 인해 전체 택시 이미지가 악화한 셈”이라고 말했다.
불친절 민원은 개인택시보다 법인택시에서 빈번했다. 접수 민원은 법인택시의 경우 대당 0.38건, 개인택시는 대당 0.18건이었다. 2019년 기준 인천시 법인택시 수는 5,385대로, 여기서 발생한 민원은 2,074건, 개인택시(8,980대)은 1,644건이었다.
김정범 시 택시화물과장은 “시민의 세금으로 카드 수수료, 콜비 등 재정을 지원하는 만큼 택시업계도 시민들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