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70억달러 가까이 늘어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연속 외환보유액이 늘어난 덕에, 지난 한 해 동안 외환보유액 증가 규모도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6일 한국은행(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은 4,431억달러를 기록해 11월 말(4,363억8,000만달러) 대비 67억2,000만달러가 증가했다. 지난해 4월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외환보유액 증가세는 6월 이후부터는 7개월째 매달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외환보유액은 총 342억8,196만5,000달러 증가해 2009년(687억7,132만3,000달러) 이후 11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한은은 "미국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기타통화의 미 달러화 환산액이 증가했고, 외화자산 운용 수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12월 말 기준 89.68로 전 달 대비 2.3%나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 Fed)에서 '제로금리' 상황을 이어가며 경기부양을 위해 시장에 지속적으로 막대한 달러화를 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외환보유액의 92.5%인 4,098억4,000만달러는 국채와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MBS) 등 유가증권이었으며, 그 외 예치금(4.6%), 금(1.1%) 등이 포함됐다. 특히 이 중 유가증권은 전월 말 대비 152억달러, 2019년 말과 비교해서는 248억2,000만달러 늘어나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11월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으로 집계됐다. 외환보유액 순위는 금융위기 직후 6위까지 치솟았다가 점차 내려와 2017년 5월 이후로는 큰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