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음식 직접 받는 고객 절반, 마스크 안 써" 불안한 라이더들

입력
2020.12.29 11:10
김영수 배민라이더스 지회장
라이더 2명 코로나19 확진 후 
"비대면 배달 강제해야" 요구

배달업체 '배달의민족' 소속 배달원인 라이더 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전면 비대면 배달을 시행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 상황에서 음식을 시켜 먹는 등 배달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선 여전히 '대면 수령'이 절반 이상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민라이더스지회장은 2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보통 라이더들이 평균적으로 하루 50건 정도 배달한다"며 "문을 열어서 음식을 수령해 가는 고객이 50~60%, 그중 만나서 카드나 현금 결제하시는 고객이 30% 정도"라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어 "대면 수령으로 음식을 받아가시는 분들 중 절반 이상은 마스크 착용을 안 하시고 받는다"면서 "저희가 음식을 드리면서 '마스크 왜 안 쓰셨어요?'라고 말씀드릴 수 없지 않느냐"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김 지회장에 따르면 비대면 배달은 고객이 직접 음식을 수령하지 않고,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문 앞에 두거나 혹은 정해져 있는 수령 박스 안에 넣어두는 것이다.

라이더들이 음식을 받는 업장에서도 비대면 접촉을 하고 있다. 라이더들은 업장에 사람이 많은 점심 시간에는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도 꺼린다고 한다. 이 때문에 업주들은 바깥에 보온이나 냉온되는 박스를 따로 준비해 그 안에 음식을 놓아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업주와 라이더가 직접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된다.

배민라이더스지회 측은 확진자가 나오기 전인 지난달부터 비대면 배달을 사측에 요구해왔다. 자가격리자가 음식 주문을 하는 경우도 있어서 '대면 결제'를 중단해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김 지회장은 "비대면 배달을 계속 '권고사항'으로 두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상에는 공지가 나가고 있다"며 "(사측은) 아예 비대면 배달만 하겠다는 확정을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측은 사회적 약자들을 이유로 비대면 배달을 꺼리고 있다는 것. 그는 "카드나 은행계좌를 사용하지 못하고 현금만 가지고 있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 분들을 지켜줘야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대면 결제를 아예 그만두라는 게 아니라 거리두기 1단계 혹은 안전하다고 느껴질 때까지 만이라도 중단해달라고 요청드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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