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기업 10곳 중 7곳 내년도 사업계획 오리무중

입력
2020.12.29 16:40
신규채용 90% 줄이거나 올해와 비슷
화학섬유업종 내년 1분기 전망 낙관


경북 구미지역 제조업체 10곳 중 7곳 이상이 내년 사업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 이탈과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며 위기에 놓인 구미국가산업단지의 침체가 계속될 전망이지만 일부 제조 업종과 대기업에서 내년 1분기 경기 전망을 올해보다 높게 본 것은 그나마 위안이다.

29일 구미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역 90개 제조업체 중 내년 사업계획 수립을 끝낸 업체는 23.3%에 불과했다. 이 중 70.5%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로 보수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제조업체 중 76.7%는 수립 중이거나 올해 안에 계획수립이 불투명하다고 응답했다.

또 2021년 신규채용 계획에 대해 9.1%만이 올해보다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60.2%는 ‘올해와 비슷’, 30.7%는 ‘올해보다 줄일 계획’이라고 했다.

2021년 1·4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서도 기계‧금속‧자동차부품 업체들의 BSI 수치가 48로 낮게 나타났다. 또 전기‧전자 업종도 89로 기준치 아래였다.

중소기업 역시 65로 악화 전망이 우세해 105를 나타낸 대기업과 온도 차를 보였다. 구미상공회의소는 코로나19로 인한 설비투자 지연과 업계 불황 때문으로 분석했다.


반면 화학·섬유 업종은 100으로 전분기와 경기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다. 관련 산업의 성수기 진입과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인한 경기회복 기대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BSI는 기업체가 느끼는 체감경기로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경기 악화, 100보다 높으면 경기 호전을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달호 구미상공회의소 부국장은 “코로나19 이후 올해 구미공단 경기 전망 지수는 40~50선에 머물러 있었지만, 내년에는 20포인트나 상승해 더딘 회복이 기대된다”며 “ LG화학을 비롯한 중소·중견기업의 5단지 투자 등 호재도 있는 만큼 장기 불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기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