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가 확정된 28일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일방통행에 강하게 반발했다. 새로운 후보를 추천하게 해달라는 '마지막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주장해온 '검사 출신'을 공수처장 후보 최종 명단에 올렸으나, 국민의힘은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 6차 회의에서 민주당이 최종 의결한 공수처장 후보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고 맞섰다. 추천위가 야당 측 새로운 추천위원의 후보 추천을 수용하지 않은 건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이어서, 의결 자체가 '원천 무효'라는 주장이다. 주 원내대표는 "야당이 새롭게 위촉한 한석훈 변호사의 후보 추천권도 박탈 당한게 아니냐"며 "민주당과 이에 동조하는 단체들만의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초대 공수처장 후보에 '판사 출신'인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 외에 국민의힘이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검사 출신'인 이건리 국민권익위 부위원장도 이름을 올렸지만, 평가는 박했다. 주 원내대표는 "꼭 검찰 출신이어야 긍정적인 게 아니라 독립·중립적 인사여서 살아있는 권력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사람이여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도 "검찰 출신을 올려 구색을 맞췄지만, 결국 민주당과 청와대는 판사 출신인 김진욱 연구관을 공수처장에 앉힐 것"이라며 평가절하했다.
국민의힘은 후보자 2명 모두 친여(親與) 성향 인물이어서 공수처가 대통령 친위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배준영 대변인도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추천위가 날치기 의결한 후보 중 1인을 지명한다면, 청문회와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잘못된 인사를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추천위와 민주당은 공수처장 지명 절차를 최대한 빠르게 진행할 방침이지만, 야당 측 반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몫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는 "최종 후보자 결정에 대한 의결무효확인 행정소송, 의결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면서 "추후 개정 공수처법에 대한 위헌법률 심판도 제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29일 오전 헌법재판소 앞에서 공수처법 위헌 여부에 대한 신속한 결정을 촉구하는 1인시위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