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만 빠지면 실점하는 토트넘…100호골 다음 기회로

입력
2020.12.28 14:46
26면
울버햄튼 상대로 1-1 무승부
손흥민 교체 3분만에 동점 허용
‘손 교체 징크스’…두번에 한번꼴 역전·동점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이 울버햄튼과 비기면서 4경기 연속으로 승리 없는 경기를 이어갔다. ‘손흥민이 경기 중간에 교체로 빠지면 실점한다’는 징크스는 이번에도 이어졌다. 공격 포인트를 쌓지 못한 손흥민(28)은 ‘토트넘 100호 골’을 다시 미루게 됐다.

토트넘은 28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시즌 EPL 1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울버햄튼과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지난 7일 아스널전에서 승리한 이후 최근 4경기에서 2무 2패다. 승리 땐 리그 3위까지 오를 수 있는 경기였지만 무승부에 그치면서 토트넘은 5위(7승 5무 3패ㆍ승점 26점)에 자리했다.

시작은 좋았다.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상대팀 골문으로 쇄도해 코너킥 기회를 만들었다. 손흥민이 찬 코너킥은 벤 데이비스(27)를 통해 박스 바깥에 있던 탕귀 은돔밸레(24)에게 연결됐고, 은돔밸레는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1분도 되기 전에 시작된 1-0 리드였다.

하지만 이후 토트넘은 위협적인 공격을 가하지 못했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27)이 투톱으로 나섰지만 이들의 ‘케미’를 대비한 상대팀 수비수들이 밀착 마크했고, 공격을 위한 공간은 허용되지 않았다. 손흥민은 후반 38분 에릭 라멜라와 교체될 때까지 83분 동안 한 번의 슈팅밖에 못했다.

손흥민이 교체된 직후 상대팀에게 득점을 허용하는 징크스도 이어졌다. 손흥민이 교체로 나간지 3분 만인 후반 41분 코너킥 기회를 얻은 울버햄튼은 로망 사이스의 헤딩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올 시즌 손흥민이 선발 출전한 뒤 교체로 빠진 경기는 총 10경기(컵대회 포함)로, 이 가운데 5경기에서 토트넘은 역전골 혹은 동점골을 허용했다. 2경기당 1경기 꼴이다. 대부분 손흥민이 나간 지 2~3분 안에 상대팀이 득점에 성공했다.

토트넘은 지난 17일 리버풀전에서 손흥민의 동점골로 1-1을 만들었으나, 후반 42분 손흥민이 교체되자 헤딩골을 내주면서 1-2로 졌다. 지난 10월 19일 5라운드 웨스트햄전에서는 3-0으로 앞서가던 후반 35분 손흥민이 빠졌는데, 2분만에 골을 먹고 내리 2골을 더 내줘 3-3으로 비겼다.

아쉬운 패배나 무승부가 이어지면서 조세 모리뉴 감독은 현지 언론의 비난에 마주하고 있다. 공격 루트가 손흥민과 케인에 집중돼 있고, 이들의 조합이 더 이상 먹혀 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올 시즌 12골을 함께 만들어 낸 손흥민과 케인은 지난 13일 크리스탈 팰리스전 이후 더 이상 그전과 같은 호흡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영국 매체 이브닝스탠다드는 “모리뉴 전술이 오른쪽에 있는 손흥민을 살리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한편 손흥민은 오는 31일 풀럼을 상대로 토트넘 100호골 사냥에 나선다.

최동순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