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농산물이 다시 한국인 밥상에 오르는 날까지 양평군이 뛰겠습니다.”
정동균 경기 양평군수는 28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토종씨앗 수집보존 사업은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밭에서 만난 90대 할머니가 자신의 건강비결을 토종 농산물로 꼽는 것을 듣고 무릎을 탁 쳤다”며 토종씨앗 보존사업에 나선 계기를 설명했다.
토종씨앗은 농부들이 대를 이어 씨앗을 받아 심어온 종자다. 수천년에 걸쳐 지역의 기후와 풍토에 적응해 농약, 화학비료의 힘을 빌지 않고도 잘 자라고, 안전성과 품질이 검증돼 품종이다. 하지만 유전자변형농산물(GMO) 1회용 씨앗에 밀려 설자리를 잃어 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 군수는 취임 첫 해인 2018년부터 민간단체 ‘토종씨드림’과 연대해 양평전역의 농부들을 찾아다니며 38작물 67품종 198점의 토종씨앗(벼, 자주감자, 참밀 등)을 수집해 농촌진흥청 등에 영구보관을 맡기는 등 성과를 냈다. 지역 농업인들에게 토종씨앗을 나눠주며 보급에도 힘을 쏟았다.
토종씨앗 산업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3년 개장을 목표로 청운면 해현리 공유수면부지 3만4,000㎡에 토종자원 채종, 육묘, 시험연구동 등을 갖춘 ‘양평 토종씨앗 거점단지’를 조성 중이다. 5년간 120억원을 투입하는 ‘양평 토종자원 클러스터 사업’의 핵심이다.
정 군수는 “내년 가을엔 첫 결실로 토종 씨앗으로 첫 수확한 농산물로 만든 ‘토종 씨앗 500인분의 밥상’을 열 예정”이라며 “양평이 토종농업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또 “농가소득증대 등 다양한 경제적 효과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이색적인 사업 등을 통해 양평군의 살림살이도 뚜렷하게 나아졌다. 새해 예산이 7,394억원으로 편성됐는데, 2018년(5,530억원)과 비교해 34%(1,864억원) 늘어난 수치다. 양평군 사상 첫 7,000억원 시대를 연 것이다.
정 군수는 “열악한 재정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60여 차례 중앙부처와 국회 등을 다니며 국비확보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라며 “경제 활성화와 사회복지, 교육사업 등에 더 많은 재정을 투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국비 확보에 사활을 건 정 군수의 추진력이 통한 것이다.
그는 양평의 첫 더불어민주당 소속 군수이기도 하다. 정 군수는 “천혜의 자연 자원을 활용해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서울~양평고속도로, 세미원의 국가정원 지정 등 현안사업을 발 빠르게 진행해 지역발전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