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에서 번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정부가 올 연말까지 영국과의 항공편 운항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2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오늘부터 12월 31일까지 영국과의 항공편 운항을 일시 중단한다”며 “영국 내 우리 공관의 격리면제서 발급도 중단해 모든 영국발 입국자에 대해 14일 격리를 실시하고, 격리해제 시에도 추가적으로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영국발 입국자에 대해 입국 심사를 강화하고 발열 기준을 37.5도에서 37.3도로 조정하며, 여객기 승무원은 전수 진단 검사를 한다”며 “영국발 확진자를 발견하는 경우 모두 전장유전체분석 검사를 실시해 변이 바이러스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에 들어오는 영국발 항공편은 일주일에 4편 가량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두달간 영국발 입국자 가운데 확진자는 내국인 11명, 외국인 4명 등 모두 15명이었다. 이들에게서는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영국 직항 항공편이 아닌 다른 나라를 경유해 입국하는 경우 영국 체류 사실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윤 방역총괄반장은 “현실적으로 까다로운 측면이 있지만 현재 유럽연합(EU)이 영국에서 출발하는 사람에 대해 엄격한 조처를 취하고 있는 만큼 인접 국가를 통해 걸러지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며 “국내 입국시 14일간 격리조치하기 때문에 방역망 내에서 통제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앞서 영국에서 전파력이 훨씬 더 강해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변이가 생겼다. 이에 따라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 대부분과 인도, 홍콩 등 전세계 50여개국이 영국발 입국을 제한 또는 금지했다. 프랑스의 경우 영국과 국경을 아예 봉쇄했다가 코로나19 음성 진단서 제출을 조건으로 국경을 다시 열었다. 미국도 영국발 입국자의 코로나19 음성 진단서를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VUI-202012/01’이라 이름붙은 이 변이에 대해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2부본부장도 “모델링 기법에 따라 전파력이 평균 약 57% 혹은 70% 정도로 나타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