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던 부산의 제조업 경기전망지수가 새해 1분기부터 호전의 기미를 보이면서 지역 제조업 경기가 다소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전망은 부산상의(회장 허용도)가 23일 발표한 '2021년 제조업 경기전망 조사결과'에서 드러났다. 조사대상은 지역 주요 제조업체 500개체며 유효응답은 254개체다.
조사에 따르면 새해 부산 제조업의 체감경기를 가늠하는 2021년 1분기 경기전망지수는 69를 기록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최악의 경기 수준을 보여 왔던 지역 제조업 경기가 1년 만에 반등의 기대감을 보인 것이다. 올해 지역 제조업 경기전망지수는 1분기 83을 기록한 이후 4분기 53까지 떨어져 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기전망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호전, 미만이면 경기 부진을 의미한다.
이처럼 신년 제조업 경기전망지수가 상승한 것은 백신 개발 등으로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또한 실적지수가 2분기 39로 최저점을 찍은 이후 3분기 48, 4분기 67로 상승세를 보인 것도 향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매출, 영업이익, 설비투자 등 경영 부문에서도 지수가 4분기에 비해 상승했다.
전망지수는 4분기 51을 기록했지만 2021년 1분기는 63으로 나타났고, 영업이익도 52에서 64로 올랐다. 설비투자도 79에서 100을 기록해, 제조 기업들의 투자 확대도 기대된다. 업종별로도 기계·장비업을 제외한 모든 조사업종에서 전망지수가 4분기 수준을 상회했고, 전기·전자 업종은 지수가 기준치 100을 회복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산상의는 이런 경기 회복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지수의 절대치는 여전히 기준치(100)에 많이 못 미치고 있어, 이번 조사가 바닥 탈출의 의미는 있지만 지역제조업이 올해 업황 부진을 뚫고 내년에 V자 반등을 이뤄낼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조사업체의 81%가 내년 국내경제 전망에 대해 올해와 비슷하거나 악화될 것으로 응답,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안감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조사업체의 81.5%가 사업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18.5%에 해당하는 업체만이 사업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계획을 수립한 업체들 중에서도 68.1%는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 보수적인 계획을 수립했다고 응답했다.
한편 조사기업의 절반이 넘은 52.8%의 기업이 내년도 채용을 올해보다 줄이겠다고 응답했으며, 채용을 확대하겠다는 기업은 3.9%에 불과해 내년 지역 신규채용 시장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주요 수출국의 코로나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 종식 이후 글로벌 경기반등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여전히 불확실성도 상존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경기 회복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내년에는 주 52시간제 확대 적용, 공정경제 3법 시행 등 기업의 경영 부담도 훨씬 더 커지는 만큼 기업이 본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기업규제 개선 및 세제지원 등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