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뜻을 가진 '아시타비(我是他非)'가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됐다. 아시타비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한문으로 옮긴 말로 따로 떼낸 원전 출처가 없으며 오히려 신조어에 가깝다. 2001년부터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해 온 교수신문은 "신조어가 뽑힌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20일 교수신문에 따르면 아시타비는 6개의 사자성어 후보 중 906명의 교수가 두 표씩 행사한 총 1,812표 중 32.5%인 588표를 받으며 1위에 올랐다.
아시타비를 추천한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모든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리고 서로를 상스럽게 비난하고 헐뜯는 소모적 싸움만 무성할 뿐 협업해서 건설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며 추천 이유를 밝혔다.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는 “여야, 진보와 보수,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 사이는 물론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생을 두고서도 사회 도처에서 ‘내로남불 사태’가 불거졌다”고 밝혔다.
설문에 응한 교수들도 △진보 정권은 잘못을 인정하는 일이 없고 보수 세력은 과거를 뉘우치지 않는다 △조국에 이어 추미애, 윤석열 기사로 한 해를 도배했는데 골자는 ‘나는 깨끗하고 정당하다’는 한 줄이다 △도덕적 시비에 빠진 적폐청산과 야당의 방어전략으로 추상적, 도덕적 차원에 국정이 고립됐다 등의 이유를 들어 아시타비를 골랐다.
아시타비의 뒤를 이어 표를 받은 사자성어는 후안무치(厚颜無耻·얼굴이 두꺼워 부끄러움이 없다) 21.9%, 격화소양(隔靴搔癢·신을 신고 발바닥을 긁는다는 뜻으로, 성에 차지 않거나 철저하지 못한 안타까움을 이르는 말) 16.7% 등이다.
한편 지난해 선정된 사자성어는 어느 한쪽이 사라지면 둘 다 죽게 되는 '운명공동체'란 의미의 공명지조(共命之鳥)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