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078명을 기록했다. 지난 1월 첫 확진자 발생 이후 하루 최다 발생 인원이다. 최근 한 주(10~16일)간 일평균 환자 수도 832.6명(지역사회 발생 기준)에 이르렀다. 숫자만 놓고 봤을 땐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기준인 800명 선을 넘었다.
정부도 단계 격상 문제를 두고 검토에 들어갔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3단계 격상 가능성에 대해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3단계 단계 격상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다만, 3단계는 예외 없이 전국적으로 일률적으로 적용되고 영세 자영업자 등 피해가 크다는 점에서 3단계를 바로 적용하는 것보다, 현 확산세에 맞춰 '3단계+α' 방안과 '3단계-α' 방안을 섞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3단계는 최후의 조치인 만큼 정부는 각 중앙부처와 지자체, 생활방역위원회를 포함한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며 깊이 검토하고 있다"며 "환자 수뿐 아니라 방역과 의료대응 여력, 감염재생산지수를 바탕으로 한 향후 유행전망, 위중증환자와 60대 이상 고령환자의 비율 그리고 거리두기 효과가 충분히 발휘될 수 있는 사회적 여건과 합의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확진자 증가세는 폭발적이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잇따른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도 불구하고 12일 669명→13일 785명→14일 473명→15일 575명→16일 757명 등 확진자 수 증가 추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비수도권도 지난 한 주간 일 평균 환자 수가 224.1명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요양원과 요양병원 등의 집단감염으로 고위험군인 60세 이상 환자도 빠르게 늘어 최근 한 주간 1,901명에 달했다. 위중증 환자 수 또한 이날 0시 기준 226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반면 중환자 치료병상은 전날 기준 전국 40개, 수도권 지역은 3개만 남았다. 의료체계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3단계 격상을 검토하면서도 세부적 조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손영래 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기존 매뉴얼은 표준적 상황을 가정한 것일 뿐 실제 적용 때는 현재 가장 위험한 요인부터 고려해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3단계에서는 오후 9시까지 영업할 수 있었던 식당을 배달 및 포장만 가능하도록 하고, 겨울철에 사람이 몰리는 스키장과 눈썰매장 등에는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를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또 소규모 지인 모임에서 감염이 확대되는 추세를 감안, 모임·행사 인원 기준은 '10인 이상 금지'에서 '5인 이상 금지'로 강화될 전망이다. 집합금지 대상인 대규모 점포 역시 면적(3,000㎡ 이상) 기준 대신 업종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식료품이나 안경점 같은 생필품을 파는 가게 외에는 모두 집합금지를 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적극 동참을 다시 한번 당부했다. 윤 반장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피해를 초래하는 거리두기 3단계 상향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