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지출 실시간 공유... 부산 시내버스 준공영제 혁신 '시작'

입력
2020.12.16 17:01
시-운송조합 시행협약 체결
1년 6개월 걸쳐 최종안 도출

‘e-재정정보관리시스템’ 구축
공공·효율·투명성 대폭 강화


부산형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시민 신뢰 회복을 위한 혁신의 첫발을 내디뎠다.

부산시는 16일 오후 4시 시청 1층 로비에서 버스운송사업조합(이사장 성현도)과 '옳다(All-Ta), 부산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협약' 체결식을 개최했다.

지난해 7월 시가 부산형 시내버스 준공영제 혁신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이를 이행하기 위해 서비스 질 향상과 공공성 및 투명성, 효율성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혁신안이 마련된 것이다.

부산시는 그동안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서비스 제고 △투명성 강화 △효율성 향상 3대 전략과 18개 핵심과제를 담은 혁신안을 마련하고, 시민토론회 2차례, 노사민정 상생협의회 10차례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1년 6개월여 동안 버스조합, 운송사업자, 노동조합 등 이해관계자와의 협상을 통해 노사민정 모두가 합의한 혁신안을 도출, 이번 최종 개정 협약안을 마련했다.

협약의 이름인 '옳다(All-Ta), 부산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협약'은 협약이 성공적으로 시행될 때 시민들의 반응인 ‘옳다’에서 음을 따 영문으로 표기했으며, 모든 시민(All)이 믿고 타(Ta)는 버스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담은 말이기도 하다. 부산시는 이 의미를 살려 시민의 믿음을 다시 받는 버스 준공영제가 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개정 협약서의 주요 사항은 △시·버스조합·운송사업자 간 회계를 공유하는 e-버스재정정보관리시스템을 구축·운영함으로써 재정집행의 투명성 확보 △중대 비리업체에 대한 공익이사 파견 △운송사업자의 부정행위 발생 시 준공영제 제외 등 시내버스 운송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쪽으로 개정됐다.

특히 전국 최초로 구축된 ‘e-버스재정정보관리시스템’은 재정지원금과 운송수입금 등 모든 수입과 지출에 관한 정보를 시와 조합, 운송사업자가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내년 1월 1일부터 본격 운영될 예정이며,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위·변조가 불가능해 회계의 투명성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 자문위원인 박태억 동의대 교수는 “부산시와 버스조합이 협업해 버스회사의 개별적인 회계·인사 급여 처리 기준 등을 통일 표준화해 관리하고, 정보 공유로 투명하고 적극적인 준공영제 운영이 기대된다”며 “데이터 시각화 등으로 사용자가 손쉽게 분석하고, 모니터링하여 준공영제 재정지원금의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는 앞으로 준공영제 운영지침과 운영조례를 조속히 개정해 혁신적인 부산형 준공영제를 완성하고, 지속 가능한 준공영제 운영을 위한 실질적 토대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올해 완료된 시내버스 노선 개편 용역 결과에 따라 4단계로 나눠 단계별로 개편도 추진할 예정이다. 노선 개편은 교통 소외지역과 시민 편의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1단계 23개 노선을 대상으로 우선 추진된다. 시는 주민의견 수렴과 유관기관 협의를 거친 후 연말까지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며, 개편이 완료되면 970억원(5년간, 잉여차량의 예비차량 전환)의 재정 절감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타시도와 비교해 과다하게 높은 임원 인건비 원가를 하향 조정하고, 한도 초과 임원 차량 유지비 및 기부금 등 운송 비관련 항목 불인정 등으로 연간 68억원의 절감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시민 소통의 기조를 지키기 위해 버스조합과 노조, 시민단체가 참여한 노사민정 상생협의회와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논의 끝에 혁신의 틀이 완성됐다”며 “어려운 여건에도 버스준공영제 혁신과 변화를 위해 협조해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노사민정 상생협의회 위원인 오문범 부산YMCA 사무총장은 “공공성과 투명성이라는 준공영제 시행 본연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시의 혁신계획이 타시도에서 시행하지 않는 선도적 내용인 만큼 이해당사자간 협상기간이 길었다”며 “진통을 거쳐 나온 결실인 이번 개정 내용을 충실히 이행, 시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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