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유네스코 창의도시 이천시...세계적 도자도시 표방

입력
2020.12.16 01:00
12면
2018년 의장 도시로 선정되며 국내 도자 전 세계 알려

경기 이천시의 특산품은 ‘임금님표 쌀’ 이외에도 많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첨단 반도체는 이천 특산품”이란 기업광고로 ‘대박’을 쳤지만 ‘첨단 도시’ 이천은 사실 국내 공예 업체의 70%가 모여 있는 전통의 공예도시이기도 하다. 올해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유네스코 창의도시(공예 및 민속예술분야)에 지정된 지 10주년이 되는 해. 이천시가 이천뿐만 아니라 한국 도자의 창의성과 예술성 알리기에 나선다.

이천시는 15일 “‘공예와 민속예술의 도시’로 지정된 뒤 다양한 국제 교류를 통해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천 도자뿐만 아니라 한국 도자의 예술성 알리기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천시는 2010년 7월 국내 도시 중 처음으로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창의도시 네트워크 ‘공예와 민속예술의 도시’로 지정됐다. 세계적 권위의 유네스코로부터의 이천시가 가진 문화적 자산ㆍ역량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는 이천의 도시 브랜드를 높여 세계적인 도자 도시로 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시 관계자는 “이후 지속 가능한 문화도시 발전을 위해 독특한 전통 공예품을 개발하고 산업을 육성해 도자를 문화적 특수성ㆍ우수성이 담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특화시켰다”며 “이 경험을 발판으로 한국 도자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최고ㆍ최대의 공예산업 집산지인 이천에는 도자특구 예스파크, 미술관, 박물관, 갤러리, 도예전문고등학교, 도자전문도서관, 이천세라피아, 한국세라믹기술원 등 각종 교육ㆍ연구ㆍ지원 기반시설이 잘 구축돼 있는 만큼, 신종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어렵지 않게 국내 도자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을 것으로 시는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계획은 경험치에 따른 것이다. 주로 중국과 일본에 한정됐던 교류지역을 미국의 3대 예술시장을 갖고 있는 샌타페이시, 도자산업으로 유명한 프랑스 리모주 등으로 성공적으로 확대한 바 있다. 이천시 관계자는 “그 같은 노력으로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지고 창의도시 네트워크 내 위상ㆍ입지가 강화됐다”며 “그 결과 2018년엔 의장 도시로 선출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후 이천시는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프랑스 파리 메종오브제(M&O) △세계문화유산 장인박람회 △영국 공예박람회 런던 콜렉트 등에 참여했다. 외국인을 국내로 불러 한국도예의 진수를 전수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작년에는 국내외 전문가와 도자 애호가, 학생 등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도자 명장 14인에게 직접 이천 도자의 전수 받는 글로벌 레지던시(Residency) 프로그램을 운영, 큰 관심을 끌었다. 또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회원 5개국 6개 도시 청소년 81명으로 오케스트라를 구성 도자문화 전파에도 힘쓰고 있다.

엄태준 이천시장은 “시민들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담은 창의적인 정책을 펼치고,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발굴해 시민 중심 창의도시를 만들겠다”며 “올해는 신종 코로나로 사업을 많이 하지 못했지만, 유네스코 창의도시 브랜드를 이천 시민과 국민이 공유ㆍ공감하는 기회를 지속해서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는 문학ㆍ음악ㆍ공예 및 민속예술ㆍ디자인ㆍ영화ㆍ미디어아트ㆍ미식분야 85개국 246개 회원도시를 중심으로 한 도시 간 활발한 네트워킹을 통해 다양한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