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부정적 기류에 억울한 아스트라제네카…"가장 효과적 백신"

입력
2020.12.10 19:30
미국 보건당국·언론 잇딴 의혹 제기에
제약사 측 "백신 자료 투명하게 공개했다"
강점 뚜렷해 '핵심 백신'으로 지지 여전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미국에서 커지는 양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직접 반박하고 나섰다. 투명한 개발 자료 공개로 백신 안전성·효능을 입증했다는 자신감에서 적극적인 입장 표명에 나선 것이다.

백신 개발을 총괄하는 영국 옥스퍼드대 제너연구소 애드리안 힐 소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NBC뉴스에서 "미 식품의약국(FDA)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시험이 끝나기를 기다린다면 내년 중반까지 미국에서 백신을 구입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규모로 쉽게 배포할 수 있는 이 백신의 효과를 누리기에는 너무 늦은 시기"라고 꼬집었다. 이는 'FDA가 아스트라제네카의 불투명한 소통 방식에 불만을 갖고 있다. 내년 1월에야 긴급사용 신청이 가능할 것이다'라는 미 일간 뉴욕타임스의 전날 보도를 겨냥한 발언이다.

그간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미국에서 여러 차례 제동이 걸렸다. 어느 제약사보다 빨리 최종 3상 임상시험을 전 세계적으로 시작했지만 효능·안전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미국 내에서 아직 마무리하지 못했다. 최종 시험을 마무리하고 일부는 긴급사용 승인까지 신청한 영국과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신뢰를 쌓으려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미 제약사 화이자나 모더나도 아직 진행하지 않은 백신 개발 임상시험에 대한 동료평가(peer-review)를 빠르게 받아 전날 그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투명한 자료 공유가 동료평가의 전제 조건이다.

일각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가 미국 내에서 곤란을 겪는 이유가 백신 개발 초보 제약사로 임상시험 자료 평가·분석 과정의 기술적인 노련함이 부족한 탓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페니 워드 킹스칼리지런던 교수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서 "그에 비해 화이자는 대규모 백신 사업과 임상시험 개발에 상당한 경험을 갖고 있어 훨씬 노련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전 아스트라제네카의 주력 분야는 암, 호흡기 질환 치료제 등이었다.

국제 사회 전반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다. 이날 랜싯 편집장인 리처드 호튼 박사도 미 CNBC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현존하는 어떤 백신보다도 더 효과적이고 빠르게 지구를 면역시킬 수 있는 백신"이라고 평했다. 일부 추가검증 필요성은 있으나 기본적인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됐고 보관이 용이하고 값도 싸 개발도상국에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어서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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