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을 투기자본에 넘기지 마라"… 시민단체·노조 어깨 걸고 '반발'

입력
2020.12.10 13:32
대책위 “조선소  부동산 개발 안 돼”
조선업을 이어갈 기업에 우선권을 

"종사자 고용 안정을 보장하고 
실질적인 지원 방안 마련해야"


한진중공업 매각 본입찰이 다음주로 다가온 가운데 조선업 폐업 등을 우려하는 부산지역의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10일 오전 부산지역 시민단체와 지역 국회의원, 시의원 등으로 구성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살리기 시민대책위원회와 한진중 노조는 기자회견을 갖고 “조선업과 무관한 구조조정 전담 기업이 입찰에 참여하는 한진중 인수를 반대한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입찰에 참여해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 자회사인 구조조정 전담 기업으로 조선업을 영위할 의지가 없음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한진중 인력감축과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조선소 부지 개발 차익만 챙기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0월 마감한 한진중공업 매각 예비입찰에는 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한국토지신탁 등 7곳이 참여했고, 오는 14일 본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한진중은 2016년 조선업 불황으로 산업은행 관리 체제로 들어갔다. 이후 산업은행은 지분 16.14%를 가진 최대주주가 돼 한진중 매각을 추진해 왔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매각인 만큼 자회사가 인수자로 내정된 ‘셀프 매각’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KDB인베스트먼트를 포함한 사모펀드의 인수가 진행되면 조선소 폐업은 물론 협력업체와 기자재업체 파산, 대량실직 사태로 파장이 이어질 것”이라며 “입찰 참여 기업 중 조선업을 이어갈 기업에 우선권을 보장하라”고 밝혔다.

또 “종사자의 고용 안정을 보장하고 실질적인 조선업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 산업 경쟁력을 보호할 책무와 공공성을 저버려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권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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