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항을 겪던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여론조사 실행 방안 협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쟁점사항인 여론조사 설문 문항에 대해 제주도의회 제2공항 갈등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도의회 특위)가 제주도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연내 여론조사 실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9일 도의회 특위 등에 따르면 실무협의 과정에서 쟁점이 됐던 설문 문항과 관련해 도의회 특위가 ‘제주 제2공항에 대한 찬반만을 물어야 한다’는 도의 입장을 수용하는 것으로 입장차를 좁혔다.
도와 특위는 지난달부터 제2공항 여론조사를 놓고 협의를 진행했지만 설문 문항과 성산읍 주민 가중치 부여 문제를 놓고 의견 차이 커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 때문에 지난 3일에는 원희룡 제주지사와 도의회 특위가 직접 만나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면담 과정에서 도는 쟁점 사항 중 하나인 ‘성산주민 가중치 적용’에 대해서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제시했지만 설문 문항에 대해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이로 인해 도의회 특위는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여론조사를 단독 시행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지만, 설문 문항에 대해 도의 요구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한발 물러서면서 연내 여론조사 가능성을 높였다. 결국 쟁점사항이었던 설문 문항은 제2공항 찬반만을 묻고, 성산주민에 대한 가중치 적용은 제외되는 방식으로 여론조사가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도의회 특위는 늦어도 금주 중으로는 실무협의를 마무리해야 연내 여론조사 실시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론조사 실행을 위해서는 안심번호 신청과 발급, 여론조사 실행 및 분석에 보름 정도는 소요되기 때문이다. 도의회 특위와 도는 문항 설계를 제외한 다른 여론조사 방법에는 대부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항 설계까지 합의에 이르러 여론조사가 진행된다면 여론조사는 제주도 외 여론조사전문기관 2곳에 의뢰해 각각 2,000명을 표본으로 진행하게 된다.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안심번호) 80%, 유선 20% 전화조사 방법으로 진행된다. 지역은 제주시 동지역, 제주시 동부, 제주시 서부, 서귀포시 동지역, 서귀포시 서부, 서귀포시 동부 등 6개 지역으로 구분된다. 제주도는 당초 성산을 별개 지역으로 설정, 7개 지역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후 성산읍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한편 국회는 내년도 제주 제2공항 예산으로 473억원을 반영하면서 ‘도민의견 수렴과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절차 완료 후 예산을 집행한다’는 부대조건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