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국민들과 소통을 강화하고자 레스토랑 지배인으로 변신했다. 매주 문재인 정부의 정책들을 설명하는 TV 토크쇼 프로그램 진행을 맡는다.
정 총리는 매주 금요일 KTV 국민방송의 '어서오세요 총리식당입니다'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이 프로그램은 정 총리가 지배인이 돼 매주 장관들을 맞아 식사를 대접하며 정책 현안을 토크쇼 형식으로 풀어가는 방송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앞서 9월 정 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국민들에게 다가가기 쉽게 TV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튜브 등을 통해 디지털 정책 홍보를 해 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고, 정 총리가 이에 화답하면서 이뤄졌다는 게 총리실 설명이다.
첫 번째 손님으로는 문재인 정부 최장수 장관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출연했다. KTV는 11일 첫 방송을 앞두고 8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먼저 방송 내용을 공개했다.
정 총리는 강 장관에게 김밥과 떡볶이를 제공했다. 정 총리는 강 장관이 햄이 들어가지 않은 김밥을 좋아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음식을 직접 서빙했다. 김밥과 떡볶이는 강 장관이 즐겨 찾는 음식으로, 그는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김밥을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라고 표현했다. 강 장관은 "허기가 질 때면 늘 김밥이 생각나고 자주 찾아 먹는다. 예전에는 포장마차 떡볶이도 자주 먹었다"고 말했다.
정 총리와 강 장관은 김밥과 떡볶이를 먹은 뒤 강 장관의 지난달 방미 성과로 대화를 시작했다. 강 장관은 "(미국 대선으로) 민감했지만 오히려 (미국 민주당 쪽에서) 적극 만나자고 했다"며 "한미동맹 중시를 기본 전제로, 현안인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새 정부(조 바이든 미 정부)가 들어서는 대로 적극 타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과거로 회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한국과 북한, 미국이 정상 차원에서 전 세계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공약했다"며 "북한 비핵화가 진전을 이루기 위한 시간이 마냥 있지는 않은데, 일단 북미대화와 남북대화를 재개하는 방향으로 대북 메시지와 한미 공조를 강화해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미 국무장관 후보로 꼽히는 크리스 쿤스 미 민주당 상원의원과의 만남을 소개하며 "바이든 정부가 가장 시급한 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인데, (미국이) 우리 정부의 대응을 높게 평가했다"며 "우리 정부도 미국의 대응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고, 기후변화에 대한 정책도 바이든 정부와 일치해 한미동맹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총리는 "경제 수준에 걸맞은 외교 역량을 갖춰야 하고, 외교 활동을 활발히 하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된다"며 강 장관의 외교 활동을 높게 평가했다.
강 장관은 이에 "우리나라도 G7(주요 7개국)에 들어갈 만한 나라다. 경제 규모도 그렇고 기후 변화와 관련해 탄소 중립을 선언한 나라다"며 "내년 G7 의장국인 영국이 문 대통령을 초청하신 상황인데, (우리나라가) G7에 걸맞은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화답했다. 강 장관은 이를 위해 공적개발원조(ODA)를 국민총소득(GNI) 대비 0.3% 수준까지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국민에 대한 외교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영사 콜센터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영사 콜센터) 인프라가 아직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전화 비용을 무료화하기 위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고, 카카오와 제휴해 카카오 플랫폼에서 영사 콜센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에 대해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중국 우한에 전세기를 띄워 교민을 귀국시킨 사례를 언급하면서 "국민이 위험에 처할 때 국민을 보호하는 역할을 국가가 한다. 그래서 국가가 존재한다는 인식을 줬다"며 "국민 상당수가 자부심을 갖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