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당국이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에서 발생한 ‘괴질 사태’에 대해 본격 조사에 나섰다.
8일 현지 언론과 외신을 종합하면, 인도 정부는 국립바이러스연구소, 국립질병관리센터, 전인도의학연구소(AIIMS) 등 인도의 대표적인 의학 기관 소속 의사와 전문가들을 ‘미스터리 질환’ 발생 지역인 엘루루로 급파했다. 당국 관계자는 세계보건기구(WHO) 소속 전문가들도 조만간 현지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엘루루에서는 지난 주말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질환을 호소하는 주민이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갑자기 의식을 잃거나 입에서 거품이 나오기도 했다. 당국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질환을 겪은 주민들은 3∼5분가량 간질 같은 중상을 보였고 기억상실, 불안, 구토, 두통, 허리 통증 등도 호소했다.
지난 7일 근무 중에 이 증상을 겪은 순경 키란 쿠마르는 AFP통신에 “동료들이 전하기로는 내가 무슨 소리를 지른 후 쓰러졌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두 시간 이상 의식이 완전하지 않았고 그 이후 불안감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질환으로 이미 1명이 사망한 상태다. 환자 수도 500명 가까이 늘었다. 다만 현재는 이 중 300명이 퇴원한 상태로, 중증에 시달리는 환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병원 의사인 A.S 람은 “환자 대부분은 한두 시간 이내에 상태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이 괴질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농약이나 모기 살충제 등에 쓰이는 유기염소가 원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유기염소제는 암 유발 등의 위험 때문에 세계 많은 나라에서 금지 또는 제한되고 있다. 하지만 인도에서는 이 물질이 어느 정도로 널리 사용되는지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인도 상원의원인 G.V.L 나라심하 라오는 트위터에 “정부 의료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눴다”며 “원인 대부분은 유독성 유기염소 물질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역 기자들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전인도의학연구소의 예비 검사 결과 환자 혈액 대부분에서 납과 니켈 등 중금속이 검출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역 보건당국 관계자는 “그것은 여러 가능성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당국은 환자들의 혈액 검사에서 이렇다 할 전염병은 파악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자간모한 레디 안드라프라데시 주총리는 7일 직접 병원을 찾아 환자의 상태를 살펴봤다. 당국은 환자에게서 확보한 뇌척수액과 현지에서 수거한 음식, 물 등에 대한 정밀 조사 결과가 나오면 증상 원인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