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내년부터 저출산 대책을 위해 이른바 '인공지능(AI) 중매 사업'에 20억엔(약 200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매년 낮아지는 출산율에 맞서고자 정부가 작심하고 나선 것이다. 같은 상황인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일본은 젊은 남녀가 사랑을 찾을 수 있도록 AI를 활용한 매칭 방안을 지원해 출산율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내년부터 AI를 활용해 소위 중매 사업을 이미 진행하거나 시작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비용 3분의 2를 보조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BBC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해 출생아 수가 5.8% 감소한 86만5,000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세계에서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는 나라 중 하나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20억엔을 지자체에 배정할 계획이다. 현재 일본의 47개현의 절반 정도가 중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이미 AI시스템을 도입했다.
특히 사이타마(埼玉)현과 에히메(愛媛)현 등 10여곳에서 AI 중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2018년 1,500만엔을 들여 AI시스템을 도입한 사이타마현에선 지난해 결혼한 38쌍 커플 중 21쌍이 AI가 맺어준 인연이었다. 이러한 AI 매칭 서비스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용할 수 있으며, 서비스 비용은 1~2만엔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가 지원하는 AI 중매 서비스는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남녀 커플을 매칭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나이와 학력, 연봉 등 조건에 맞는 상대가 주로 매칭돼 왔다.
그러나 정부 지원하에 진행되는 AI 매칭 시스템은 남녀의 잠재적인 적합성을 토대로 추천하는 것으로 바뀔 전망이다. 취미나 가치관 등을 질문하고 답변에 따라 남녀의 내면을 파악해 중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결혼 건수가 증가해 저출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00년에 80만건이던 결혼 건수는 2019년 60만건으로 감소했다. 미혼과 만혼이 저출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 서비스가 국민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어 더 많은 사람들이 결혼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