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을지대병원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조 측은 경영진이 노사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아 노사관계가 파행으로 치닫는다고 맹비판하는 반면, 병원 측은 노조가 억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노사 간 견해차로 총파업이 빚어지면서 일부 의료공백이 불가피해 애꿎은 환자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대전을지대학교병원지부는 이날 총파업 돌입 출정식을 가졌다.
노조는 출정식에서 “비정규직 정규직화, 호봉제로의 임금체계 개편, 간호사 처우개선 등 수년 전 노사 합의사항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노조 현판 설치 건으로 단체교섭 기간 중 조합 대표를 징계하는 등 노사관계가 파탄으로 가고 있다”고 총파업 배경을 밝혔다.
노조는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공공의료가 중요한 시기에 직원을 파업으로 내몰고 있는 병원을 각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병원 측은 코로나19 등에 따른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환자 생명을 볼모로 전면 총파업을 강행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이다.
병원 측은 그러면서 “현재 병원의 정규직 비율(88.4%)은 전국 종합병원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인데도 노조 측은 지속해서 병원 순수익을 타 지역에 투자한다든지, 지역 자본이 수도권으로 유출한다는 등의 억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노조를 비판했다.
병원 측은 파업 중에도 응급실과 중환자실, 수술실, 분만실 등은 정상 운영하고, 다른 병동이나 외래진료 대체인력 투입, 비상근무체제 가동 등을 통해 의료공백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앞서 대전 을지대병원 노사는 지난 6월 17일부터 13차례에 걸친 협상에도 불구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일부터 이틀 간 밤샘 회의를 하면서 진행한 사후 조정에서도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