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학 박사 1호가 묵언의 수치 씻어낼까.
4일 문재인 정부의 네 번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정영애(65) 한국여성재단 이사는 국내 '여성학 박사 1호' 출신의 대표적 여성학 전문가다. 거기다 지방자치단체, 정부 부처, 청와대 등을 두루 거치면서 다양한 행정 경험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코로나19로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장관으로 내정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들이 공감하고 체감할 수 있도록 여성, 가족, 청소년 정책들을 세심하게 고민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955년생인 정 후보자는 서울 진명여고,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에서 사회학 석사, 여성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내 첫 여성학 박사로서 1983년 이화여대와 한양대 등에서 강사 생활을 하며 학자의 길로 들었다. 교단에만 머물지 않고 1996년 한국여성민우회 고용평등추진본부 정책위원장을 맡으며 현실 문제에도 적극 참여했다. 이듬해에는 여가부의 전신인 정무2장관실 자문위원, 한국여성학회 연구위원을 지냈다. 1998년부터 4년간은 충청북도 여성정책관으로도 일했다.
참여정부 때는 청와대에서 일했다. 2002년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문화·여성분과 위원을 거쳐 2003∼2006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학계로 복귀, 서울사이버대 부총장을 잠시 맡았다가 2007년 다시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으로 일했다.
2008년 서울사이버대 노인복지학과 교수로 복귀한 뒤 2013년 사회복지전공 대학원장, 2017년 부총장까지 맡았다. 같은 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위촉돼 지난해까지 활동했다. 현재는 한국여성재단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학자로서는 여성과 노인 문제 연구에 집중해 왔다. '산업화와 여성노동', '젠더와 노동', '노동시간 단축과 성별분업의 변화' 등 관련 논문과 저술도 다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