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교시 국어 "작년보다 쉽게 출제"

입력
2020.12.03 11:55
대입상담교사단 국어영역 분석
"틀 깨는 문제, 계산 문제 없어 체감 난이도 낮을 것"



20201학년도 국어영역은 지난해보다 다소 쉬운 수준으로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영역 난이도를 결정했던 지문 길이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데다, 지난해 ‘BIS 비율’을 완전히 이해해야 풀 수 있는 40번 문항과 같은 계산문제가 없어 체감 난이도는 더 낮았을 거라는 예측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센터 소속 교사들은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어영역 수능 출제경향 브리핑에서 이 같이 밝혔다.

오수석 소명여고 교사는 “올해 수능은 전년도 수능과 6월·9월 모의평가와 흐름이 비슷해서 기출 풀어보고 준비한 수험생이라면 다소 쉽게 느꼈을 것”이라며 “특히 신유형 고난도 문항이 전년도보다 많지 않고, 경제 관련 수학 계산이 없어 체감 난이도는 낮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형 영동고 교사는 “수능 국어 난이도 상승시킨 게 독서 영역이었는데 어려운 개념이 출제 되지 않았다. 고르게 문제를 안배해서 특정 분야전공 학생에 도움되는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12번 문제는 보기 통해 정답을 추론하는 문제로, 새로운 접근 필요해서 약간의 생소함 느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문을 문항 속 ‘보기’와 비교해 비판적으로 읽어야 하는 20번도 까다로운 문제로 꼽혔다. 윤 교사는 “2015 교육과정 특징 중 하나인 비판적 읽기를 담은 문항”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독서영역 중 최고난도 문항은 36번이 꼽힌다. 윤 교사는 “지문을 바탕으로 추론을 해야 답을 맞출 수 있는 문제라 사고 과정을 한번 더 거쳐야해서 어렵게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학은 신흠의 시가와 유본학의 수필 ‘옛집 정승초당을 둘러보고 쓰다’를 문제 지문에 따라 해석하는 40번이 ‘킬러 문항’으로 꼽혔다. 김수한 강릉 명륜고 교사는 “작품이 (EBS 교재와) 비연계 작품이었고 낯선 작품이어서 세부 구조를 이해해야 했고 그 의미를 다시 낯선 작품에 연결 시켜야 해서 학생들에게 어려움을 느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입시전문기관도 국어영역이 대체로 평이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유웨이는 "국어영역은 9월 모의평가, 2020 수능 대비 약간 쉽게 출제되었다. 채권계약에서의 예약 개념 문제(28번)를 제외한 고난도 문항은 없다"고 분석했다. 대성학원 역시 "2021학년도 9월 모의평가보다는 약간 쉽고 2020학년도 수능과 비슷하게 출제됐다"고 평했다.

쉬운 출제가 대입에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특히 올해는 수능 시행 이래 가장 적은 49만여명이 응시한데다, 코로나19로 인해 결석률도 예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수석 교사는 “난이도나 어려운 문항에 대한 관심 많고 상위권의 변별력도 중요하지만 올해는 학령인구 감소에 의한 등급 구간별 인원 변화가 중요하다”며 “수험생은 성적표에서 등급구간 인원 또는 백분위·표준점수를 확인해 상대적인 자신의 위치를 짚고 정시 지원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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