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일성종합대학(이하 김일성대) 소속 학생이 인터넷 프로그래밍 국제 대회에서 또다시 우승했다. 3만여명의 경쟁자를 제치고서다. 북한 해커들의 해외 제약회사 해킹 시도도 잇달아 적발돼 북한의 사이버 공격 능력 고도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6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코드쉐프’ 경연에서 수학부 5학년 학생이 제시된 9문제를 모두 풀어 우승을 차지했다고 3일 보도했다. 코드쉐프는 인도 소프트웨어 기업이 개최하는 국제 인터넷 프로그래밍 대회로, 매달 전 세계 80여개국 3만명의 대학생이 참여한다.
김일성대 소속 학생들은 6월 대회부터 6연승을 기록 중이다. 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우리의 경쟁 상대는 세계이며, 경쟁의 주인공은 김일성대 학생들”이라고 치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은 최근 수년 사이 인터넷 프로그래밍 관련 대회에서 부쩍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김책공업종합대학 학생팀이 포르투갈 국제대학생프로그래밍대회(ICPC)에서 은메달을 받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 지난 8월부터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 중인 대형 제약사에 대한 해킹 공격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미국 존슨앤드존슨, 아스트라제네카 등 해외 유명 제약사와 함께 한국의 제넥신과 셀트리온, 신풍제약 등 최소 3곳이 해킹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후로는 북한의 해킹 조직 ‘킴수키'(Kimsuky)’가 지목됐다. WSJ는 과거 미 국무부와 한국 통일부를 공격할 때 사용된 것과 같은 IP주소 흔적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해킹 시도가 성공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