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 지지율(긍정평가)이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40%대가 무너진 여론조사 결과(리얼미터 기준)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도 30%대가 붕괴됐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 모두 진보층에서 지지율이 크게 빠졌는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이의 갈등이 장기화된 데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리얼미터는 TBS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508명을 대상으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 긍정평가는 37.4%로 지난주보다 6.4%포인트 떨어졌다고 3일 밝혔다.
부정평가는 5.1%포인트 오른 57.3%를 보였다. 긍정·부정평가 간 격차는 19.9%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지난주 긍정·부정평가 간 격차는 8.4% 포인트였다. 모름·무응답은 5.3%였다.
문 대통령의 이번 지지율은 리얼미터 조사 중 역대 최저치다. 기존 최저치는 2019년 10월 2주차 조사로, 41.4%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당시에는 40%대 지지율은 지켜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의 심리적 저지선이 무너진 건 추 장관과 윤 총장 간 갈등, 부동산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진보층과 호남, 40·50대, 여성층 등 핵심 지지층의 이탈 영향이 컸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전라(58.3%)에서 전주보다 13.9%포인트나 떨어졌다. 대전·세종·충청(30.5%)과 부산·울산·경남(31%)에선 각각 14.9%포인트, 10.4%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서울(36.5%)과 인천·경기(42.3%)에선 각각 2.5%포인트, 2%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연령별로 보면 60대의 낙폭이 가장 컸다. 60대의 지지율은 26.2%로 전주보다 8.4%포인트 떨어졌다. 핵심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40대와 50대 지지율 폭락도 컸다. 40대(48.9%)와 50대(39.6%)에선 각각 5.9%포인트, 7.7%포인트 하락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37.7%로 지난주보다 9.1%포인트나 떨어졌다. 남성은 37.2%로 전주보다 3.6%포인트 하락했다.
이념 성향별 조사에선 지지층의 이탈이 더 두드러졌다. 진보층 지지율은 64.2%로 조사됐는데, 전주보다 7.8%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중도층에서도 35.8%로 5.5%포인트가 빠졌다. 직업별로 보면 가정주부와 학생은 두 자릿수 이상 빠졌다. 가정주부층은 29.2%로 지난주보다 11.2%포인트 떨어졌고, 학생층은 29.7%로 10.1%포인트 하락했다.
민주당도 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텃밭 지지층이 이탈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은 지난주보다 5.2%포인트 하락한 28.9%로 조사됐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요인인 진보층(지난주보다 9.9%포인트 하락한 47.3%), 광주·전라(6.4%포인트 하락한 49.3%), 여성(7.2%포인트 하락한 28.9%), 20대(8%포인트 하락한 25.8%), 가정주부(8.9%포인트 하락한 22.7%), 학생(6.9%포인트 하락한 26.7%)층에서 크게 이탈했다.
국민의힘은 지난주보다 3.3%포인트 상승한 31.2% 집계됐다. 대구·경북(13.5%포인트 상승한 47.2%)과 60대(11.2%포인트 상승한 48.5%), 보수층(6%포인트 상승한 57.8%)에서 상승을 이끌었다.
국민의힘의 지지층이 결집한 것보다 민주당 지지층이 이탈한 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배 수석전문위원은 "민주당 지지율에서 진보층 지지율이 50%대 아래로 내려간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중도층의 하락보다 진보층의 변화가 민주당 전체 지지율 하락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6.7%, 열린민주당 6%, 정의당 5.5%, 시대전환 1%, 기본소득당 0.5% 순이었다. 무당층은 지난주보다 3.1%포인트 오른 18.7%로 조사됐는데, 8월 1주차 조사(16.3%)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