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3일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1,383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지고 있는 가운데,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장인 민찬홍 한양대 교수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예년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데 출제 주안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교육과정 핵심적인 내용일 경우 기존의 수능에서 다루어졌어도 필요하면 질문 형태, 문제 해결 방식을 바꿔 다시 출제했다는 설명이다.
민 위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수능 출제경향 브리핑에서 “지난 6월 모의고사와 9월 모의고사에서 졸업생과 재학생 간의 학력 격차, 또 재학생들 간의 성적 분포 등에 있어 예년과 다른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정상적인 학교수업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감안해 “특히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조심했다”고 덧붙였다.
민 위원장은 “국어 영역은 제재에 따른 수험생들 간의 유·불리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 수학 영역은 종합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경우에도 지나치게 어려운 문항은 피하려고 노력했다. 영어 영역은 교육과정이 정한 어휘수준 내에서 기본적인 청해력과 의사소통력, 능동적인 독서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역대급 ‘불수능’으로 불린 2019학년도의 국어 영역과 같은, 초고난도 문제 출제는 없다고 못 박았다. 민 위원장은 “검토진에서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는 문제들에 대해서 수정 과정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 문항의 난도라는 것은 보통 정답이 있고 경쟁력 있는 오답이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 그런 오답이 또 몇 개나 되는지 이런 예민한 문제에 의해서 갈린다. 수정 과정에서 문항이 특별히 어려워지지 않도록 애를 썼다”고 말했다.
다음은 성기선 교육과정평가원장, 민찬홍 위원장, 정인실 검토위원장(한서대 교수)의 일문일답
-코로나19로 인한 학력 격차 문제가 수차례 제기된 바 있다. 올해 6월, 9월 모의평가 점수 예년과 비교해 높거나 낮았는지, 이런 특징이 수능에 반영됐지
“지난 6월 모의고사와 9월 모의고사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 졸업생과 재학생 간의 학력 격차, 또 재학생들 간의 재학생들 내에서의 성적 분포 등에 있어서 예년과 달리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저희들 출제하는 데 있어서도 예년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다만, 특히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조심했다는 점 말씀드릴 수 있다.”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특이점은 전혀 없었나
(정인선)“(6월 9월 모의 평가 결과로는) 올해 응시 집단에서의 학력 양극화에 대한 특이점도 발견할 수가 없다. 그리고 수능은 기본적으로 학업 성취도 평가가 아니고 기본적으로 대입 전형에 필요한 자료로서 활용하는 그런 가치가 있다. 예년 수준의 난이도를 유지하고자 이번 수능에서도 노력했다.”
(민찬홍)“예년 기조를 유지하려고 했다는 게 큰 원칙이고 중심 틀이다. 각 영역의 위원장, 기획위원을 비롯해서 출제위원, 검토위원 전원이 코로나로 인해서 이번 재학생들이 학습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처음에 출제 계획을 세우는 단계에서부터 따라서 학생들이 이번 시험에서 특별히 어렵다는 인상을 받지 않도록 하는 데 최대한 주의를 기울였다. 그러면서도 예년의 변별도 정도를 유지하려고 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검토진에서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는 문제에 대해서 수정 과정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 문항의 난도라는 것은 보통 정답이 있고 경쟁력 있는 오답이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 그런 오답이 또 몇 개나 되는지에 의해서 갈려진다. 수정을 통해 최종 결과물(수능 문항)이 어려워지지 않도록 애썼다.
-사실 전년도와 전전년도 같은 경우는 불수능이라든지 굉장히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결국에는 그 정도 수준도 올해 출제가 됐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야하나.
“전전년도는 매우 어려운 문제가 있어서 사회적으로 물의가 있었다. 이미 작년부터 수능 출제에서 이른바 초고난도 문항을 피하려는 노력은 충분히 이루어졌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그런 지나치게 어려운 문항, 초고난도 문항은 피하려고 최대한 애썼다.”
-9월 모의평가에서 영어가 상당히 어려웠다. 4년째 절대평가로 치르는데, 이번 출제 방향은? ”영어는 절대평가의 취지를 살려서 예년의 기조를 유지하되, 특별히 등급 간의 인원수를 조정하거나 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
-2019년학년도 수능 때 평가원장이 적정 난이도 유지를 하지 못해 혼란과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대국민 사과했다. 만약 올해에도 난이도 관련 논란이 일어 혼란이 커질 경우 어떻게 하실 것인가.
“6월과 9월 모의수능을 기출했기 때문에 난이도에 급변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코로나로 인한) 학력 격차나 여러 가지 수험의 준비도의 상황들을 다 고려했기 때문에 적정한 난이도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특이사항이 발생한다면 그때 또 의견을 말씀드리겠다.”
-출제위원들의 코로나 방역, 건강관리도 궁금하다. 출제위원 선정과정에 코로나 변수가 작용했는지, 입소기관과 입소 후 예년과 달라진 생활수칙이 있었다면 소개해달라.
“코로나 방역이 초미의 관심사인데, 저희들 입소 당시에 전원이 코로나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가 1일 후에 나오게 되어 있었다. 그래서 결과 받기 전까지는 출제위원들 간에도 접촉을 최대한 피할 수 있도록 노력했고, 검사 결과 전원 음성이 나왔다. 마스크 착용이라든지, 또 동선 파악을 위한 카드 체크라든지, 또 식당에서 일렬로 칸막이 된 테이블에서 시간을 조정해 가면서 식사를 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방역조치를 철저히 지키면서 출제했다. 지금까지 코로나 관련 의심증상자는 1명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