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을 완주한 KBO리그 10개 구단이 내년 시즌을 위한 본격적인 재정비에 들어갔다. 자유계약선수(FA) 영입 검토와 외국인 선수 물색 등 보강작업과 동시에, 기존 선수 정리도 이뤄졌다. 그간 그라운드를 누볐던 노장들은 이적 또는 은퇴의 갈림길에 서게 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일 2020년 보류선수 544명의 명단을 공시했다. 올 시즌 KBO 리그에 등록했던 총 688명 가운데 시즌 중 임의탈퇴 및 자유계약선수 40명, 군 보류선수 33명, FA 미계약 선수 16명이 소속 선수에서 제외됐다. 또 27일 10개 구단이 제출한 보류선수 명단에서 55명이 추가로 보류선수에서 빠졌다.
구단별 보류선수는 우승팀 NC가 61명으로 가장 많고, KIAㆍ삼성(이상 57명) SKㆍKT(이상 56명) 키움(54명) 롯데(53명) 등이 그 뒤를 따랐다.
팬들의 관심은 55명의 보류선수 제외(방출) 명단이다. 지난해 71명보다 16명 줄었다. 이미 은퇴를 결정한 박용택과 정근우(이상 LG) 김태균(한화) 권혁(두산) 등 외에 구단의 세대교체 방침에 따라 정리된 선수들이 있다.
삼성 윤성환이 대표적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최대 10억 원의 FA 1년 계약을 맺었지만, 기대와 다르게 1군에 5경기에만 등판(2패 평균자책 5.79)하며 부진했다. 삼성은 떨어진 기량과 나이(1981년생)를 감안, 이미 9월 초 재계약 불가 사실을 윤성환에게 전했다. 시즌 막판 권오준과 합동 은퇴식ㆍ은퇴 경기를 준비한 것도 이런 이유였다. 윤성환은 그러나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히며 은퇴를 확정 짓지 않고 있다.
윤성환과 동갑인 김주찬도 현역을 연장할 팀을 찾고 있다. 잦은 부상으로 올 시즌 7경기 출전에 불과해 소속팀 KIA에서 밀려났다. 키움의 신인왕 출신 신재영도 정리해고의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신재영은 선발 경험이 풍부한데다, 89년생인 만큼 “몸상태는 전혀 문제 없다. 야구를 멈추고 싶지 않다”며 현역 연장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1983년생인 좌완 투수 장원삼과 고효준, 박희수도 새 팀을 모색해야 할 처지다. 선수단 재편에 나선 한화에서 나간 최진행과 송광민도 현역 연장을 택했다. 송광민은 “고민 끝에 현역 연장을 택했고, 현재 트레이닝을 받으며 몸 관리를 하고 있다”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관심을 보인 두 팀이 있다”라고 밝혀 새 출발이 임박했음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