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코로나 수능, 방역에 만전을

입력
2020.12.0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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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시작된 가운데 49만명의 수험생이 응시하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3일 실시된다. 출근시간이 늦춰지고 항공기 이착륙이 금지되는 등 매년 수능일마다 전 국민들은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지만, 올해는 어느 해보다 걱정이 크다. 확진자들과 자가격리자들이 대거 응시하기 때문이다. 이번 수능이 어떻게 치러지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방역체계의 성적표가 나온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난 1일 기준으로 응시생 중 확진자가 37명, 자가격리자가 430명에 달했다. 이들이 무사히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전국 병원과 생활치료센터에는 별도 시험장이 마련됐고, 확진자가 응시하는 시험장에는 의료진과 동일한 레벨의 D-방호복을 입은 감독관까지 배치된다. 교육부는 질병관리청과 함께 한 달 전부터 수능에 대비한 방역대책을 세웠다고 밝혔다. 수능이 코로나 확산의 기폭제가 되지 않도록 당국은 준비한 방역 조치를 빈틈 없이 이행해야 하고 수험생들은 방역 수칙을 철저히 따라야 한다. 밀폐된 공간에서 여러 명이 장시간 시험을 치르는 만큼 시험 종료 후 조치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당국은 의심 증상이 있는 감독교사와 수험생들의 사후 검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수험생들은 시험이 끝났다고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 올해 고3생들은 코로나로 4차례나 등교 개학이 연기되고 수능까지 연기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힘들었던 수험 생활에 대한 보상으로 해방감을 만끽하고 싶은 심정이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다. 그러나 한 순간의 일탈이 공동체에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는 코로나 유행 이후 여러 차례 증명됐다. 이를 교훈 삼아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만남을 자제하는 절제력이 필요하다.

대학들은 수능 이후 진행할 면접ㆍ구술고사, 논술고사 등에 대한 철저한 방역 대책을 세우기 바란다. 비대면 면접 확대, 감독관 추가 배치 등 감염병 유행 상황에 맞는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 교육부도 대학에만 맡겨 놓을 게 아니라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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