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문신이나 과체중 사례도 현역 판정을 하도록 '병역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국방부 관계자가 "문신 시술은 자기 표현의 하나로, 병역 면탈에 악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천승현 국방부 인력정책과 과장은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신은 질병이 아니므로 현역 복무가 가능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혐오감을 줄 정도의 문신이라고 이야기하는 경우는 정신건강의학과 등 다른 항목에서 걸러지게 되고, 미국에서 알려진 눈동자 문신 사례의 경우에도 안과 등에서 문제가 없으면 현역 판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용 한 마리 승천하는 정도의 문신은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질병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논란의 여지가 있는 '용 문신'까지 현역병으로 분류해야 하는 배경은 "인구절벽 가속화로 인한 상비 병력 부족 심화 때문"이다. 천 과장은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현재 33만3,000명인 20세 남성이 2022년에 25만7,000명, 2025년에 22만5,000으로 줄게 된다며 이에 대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몸무게 기준도 키 175㎝ 남성이 현역이 아닌 4급 보충역이 되려면 과체중은 지금의 102㎏에서 108㎏로, 저체중은 52㎏에서 48㎏으로 기준이 변경된다.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 지수가 저체중은 17 미만에서 16 미만으로, 과체중은 33 이상에서 35 이상으로 개정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신설 기준도 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구제책이 마련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독성물질에 의한 미만성 간질성 폐질환(3~6급)' 조문이 신설됐다. 이를 기준으로 4~6급 판정을 받으면 현역에서 배제된다.
천 과장은 방탄소년단(BTS) 등 한류스타가 입대 시기를 합법적으로 만 30세까지 미룰 수 있게 한 병역법 개정안 국회 통과와 관련한 병역 면제 남발 우려 목소리에 대해서는 "구체적 기준을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법령에 규정해 남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입대 연기가 남발되지 않도록 자격 기준을 국민 눈높이에 맞춰 엄격히 정할 것"이라며 "문화훈장이나 포장을 받은 사람 중 국가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판단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추천하면 입대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병역판정 관련 개정안은 40일 동안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서 내년 2월 초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