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사망 군포 아파트...옥상문 잠겨있고, 현장에선 우레탄폼 캔

입력
2020.12.0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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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자 5명 등 사상자 모두 10명


1일 오후 4시 37분쯤 리모델링 공사 중이던 경기 군포시 산본동의 한 아파트에서 폭발음과 함께 불이나 4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공사 현장에서는 우레탄폼 캔 용기가 발견됐다. 옥상으로 연결되는 출입문이 잠겨 있어 인명 피해가 컸다.

경기소방재난본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불은 군포시 고산로 571 아파트 12층에서 발생했다. 불이 나자 내부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2명이 창문 바깥쪽으로 피하다 추락해 숨졌다.

또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는 주민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위층에 사는 주민으로 추정되는 1명이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나머지 6명은 연기를 흡입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는 근로자 A씨(31·남)씨와 B(38·남·)씨, 주민 C씨(35·여)와 D씨(51·여)씨로 확인됐다.

당시 불은 같은 층 맞은편 집으로 옮겨붙으면서 집 안에 있던 한 여성이 베란다에서 주민이 밀어올린 사다리차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다. 불이 난 아파트의 라인은 모두 두 개로, 각각 최고 15층과 25층으로 돼 있다. 불은 최고 15층인 라인에서 발생, 위층으로 피해가 크지 않았다. 화재가 난 동에는 80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현재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경찰은 화재가 난 아파트가 리모델링 공사 중에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관련성을 조사 중이다. 군포경찰서 관계자는 “리모델링 공사 중에 어떤 작업이 있었는지, 공사업체와 투입 인원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소방서 관계자들과 함께 이날 오후 1차 현장 감식을 벌였으며, 현장에서 우레탄폼 시공에 사용되는 철제 용기를 발견했다. 경찰은 이 깡통들이 폭발의 원인 물질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자세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사망자 중 2명이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에서 발견된 것과 관련, 화재 당시 옥상문이 열리지 않아 인명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공동주택은 옥상문을 평소 닫아놓되, 화재경보 시스템과 연동돼 화재시에는 자동으로 열리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날 오후 기자가 찾은 화재 아파트 옆 라인의 옥상문은 잠겨 있었고, 자동개폐기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복수의 주민들은 “옥상문은 항상 잠겨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오전에 이사를 간 후 인테리어 업체가 새시 공사를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아파트 상층부에서 불이 나 진화 작업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목격자들이 ‘폭발음이 2, 3차례 들리면서 불이 번졌다’고 진술했다”며 “난로 사용 여부 등등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장비 41대와 소방인력 90명 등을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불은 오후 5시 11분 완전히 진화됐다. 경기남부경찰청과 군포경찰서는 2일 오전 감식 결과 등 중간 수사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임명수 기자
최은서 기자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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