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8배 넘게 1년새 사라졌다...‘지구의 허파’ 아마존 열대우림

입력
2020.12.01 11:40
파괴면적 12년만에 최대 규모


지구 산소의 20% 이상을 생성하며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빠른 속도로 사라져가고 있다. 최근 1년간 열대우림 파괴가 12년 만에 최대 규모로 진행되면서, 서울 면적의 18배 넘는 산림이 사라졌다.

30일(현지시간) 브라질 과학기술부 산하 국립우주연구소(INPE)가 ‘인공위성 삼림 벌채 모니터링 프로젝트’를 통해 확인한 결과,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은 1만1,088㎢에 달했다. 직전 1년(2018년 8월∼2019년 7월)의 1만129㎢과 비교하면 9.5% 늘어났다. INPE는 2007년 8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1만2,911㎢ 이후 12년만에 가장 큰 규모라고 전했다. 서울 면적(605㎢)의 18배가 넘는 삼림이 1년새 사라진 것이다. 영국 가디언 역시 “런던(1,572㎢)보다 7배 더 큰 지역이 파괴됐다”고 설명했다.

INPE가 운영하는 이 프로젝트는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실태를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는 관측방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브라질ㆍ볼리비아ㆍ콜롬비아ㆍ에콰도르ㆍ가이아나ㆍ페루ㆍ수리남ㆍ베네수엘라ㆍ프랑스령 기아나 등 9개국에 걸쳐 있는데, 이 조사는 브라질 북부와 북동부, 중서부 9개 주(州)에 속한 420만㎢의 ‘아마조니아 레가우(Amazonia Legal)’가 대상이다. 9개 주 가운데 북부 파라ㆍ아마조나스ㆍ혼도니아주, 중서부 마투 그로수주의 파괴 면적이 80%를 차지한다.

환경 전문가들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히카르두 살리스 환경부 장관이 무단벌채에 대한 집중적인 단속을 통해 열대우림 파괴를 줄이겠다고 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결과라고 비판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브라질 환경 운동가인 카를로스 리틀 독일 지속가능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 수치는) 수치스럽고 터무니 없는 것”이라며 “(산림을) 파괴하는 사람들이 보우소나루 대통령 하에서 처벌받을 두려움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친기업 성향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벌목업자, 광산업자, 농부들에게 아마존을 더 개방하겠다고 약속하며 지난해 1월 당선됐다. 이후 전 정부의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 정책을 뒤집으면서 과학자들과 환경 보호론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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