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초소형 항공기 '드론'에 대한 정부의 첫 사이버 보안 가이드가 나왔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내년 중 강제성을 띈 '보안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이미 폭발적인 성장세에 올라탄 국내 드론 사업을 감안할 때 뒤늦은 보안책이란 지적도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토교통부는 1일 '민간 분야 드론 사이버보안 가이드'를 내놨다. 이 가이드엔 해킹을 통한 위성항법장치(GPS) 위장 교란 등 드론 시스템과 관련된 주요 보안위협 시나리오를 포함해 민간업체들이 드론 개발시 참고해야 할 보안 요구사항도 담겼다. 현재 드론에 대한 안전인증 제도는 있지만 인증 때 사이버 보안과 관련된 항목은 심사대상이 아니다. 정부는 이번 보안 가이드를 계기로 내년부턴 인증 심사 때 보안 항목도 추가할 계획이다. 해킹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드론 인증도 어렵단 얘기다.
하지만 이에 대해 뒷북 지침이란 평가도 제기된다. 과거 군수용으로 개발돼 사용 분야가 제한적이었던 드론은 최근 들어선 여가·취미용으로 대중화되면서 빠르게 덩치를 키우고 있다. 2016년 704억원 규모였던 국내 드론 시장은 올해 6월 기준 4,595억원으로 4년새 무려 6배나 커졌고, 같은 기간 드론 조종 자격증 취득 건수도 25배나 많아졌다.
문제는 드론 확산과 함께 사이버 보안 위협도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의회는 드론 해킹에 따른 폭탄 테러 위협 등 드론을 둘러싼 보안 우려가 커지자, 지난해 '드론보안법'을 발의한 데 이어 중국산 드론 사용도 금지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은 오히려 민간 드론시장의 경우 자율에 맡기고 있는데 오히려 우리가 앞서간다고 볼 여지도 있다"며 "아직까지 드론을 이용한 보안 위협은 눈에 띌 정도는 아닌데 이번 가이드 마련으로 드론 해킹 등을 대비하기 위한 첫 단추를 뀄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