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마지막 K리그1(1부리그) 승격의 주인공은 수원FC였다. K리그2(2부리그)를 2위의 성적으로 마친 수원FC는 플레이오프(PO)에서 경남에 선제골을 내주며 고전했지만, 경기 막판 찾아온 페널티킥 기회를 대표 골잡이 안병준(30)이 놓치지 않고 성공시키면서 기적적으로 승격을 확정지었다.
수원FC는 29일 경기 수원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PO에서 경남에 1-1로 비겼지만 정규리그 성적에서 경남에 앞서 승격을 확정지었다. 5년 만에 승격 티켓을 손에 넣은 수원FC는 올 시즌 K리그2 우승팀 제주와 함께 다음 시즌 K리그1복귀의 기쁨을 맛봤다.
정규리그를 2위(승점 46)로 마친 수원FC는 홈구장에서 치러지는 PO에서 비기기만 해도 승격을 확정짓는 상황이었다. 아울러 수원FC가 올 시즌 안병준, 마사(25)를 앞세워 K리그2 최다 득점(52점)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킨 팀이었기에 승격 가능성은 경남보다 훨씬 높게 점쳐졌다. 또 경남을 상대로 수원FC는 올 시즌 3전 전승까지 거둬 좋은 분위기까지 이어가고 있었다.
변수는 실전 감각이었다. 지난 7일 K리그2 최종전을 앞두고 대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K리그2 준PO 진출을 다툰 4팀의 최종전 일정은 물론 준PO와 PO 일정도 3주 뒤로 연기됐는데, 이미 2위를 확정한 수원FC는 지난 7일 경기 후 3주간 휴식기를 가져야 했다. 반면 경남은 최근 10일간 대전과 최종전·준PO를 연달아 치르면서 감각을 끌어올렸다.
이날 이겨야만 K리그1행 막차에 탑승할 수 있던 경남은 시작부터 수원FC를 강하게 압박했다. 수 차례 수원FC의 골문을 노크하던 경남이 선제골을 터트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27분 백성동(29)의 프리킥을 걷어내던 과정 중에 최준(21)에게 공이 넘어갔고, 최준은 과감히 오른발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이때 방심하던 수원FC 골키퍼 유현(36)이 손 쓸 틈도 없이 공은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고, 경남은 1-0 리드를 잡았다. 최준은 전반 45분 또 한번 수원FC의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로 무효 처리 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마음이 급해진 수원FC는 후반 들어 전반보다 라인을 끌어 올려 더욱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쳤다. 그러나 수원FC의 조급함은 되레 독이 됐다. 견고한 경남 수비벽에 막혀 번번히 흐름이 끊겼고, 수원FC는 점차 패색이 짙어져갔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동점골이 터졌다. 페널티 지역 내 경합 상황에서 비디오판독(VAR) 끝에 수원FC에 페널티킥 기회가 찾아온 것. 안병준이 키커로 나섰고, 그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경남의 골문을 흔들며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