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더블로"...'윤석열 국조' 與 주장에 '추미애' 얹은 국민의힘

입력
2020.11.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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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내린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지시를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의 국정조사 논란으로 번졌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 총장 국조 필요성을 제기하자, 국민의힘은 추 장관까지 국조 범위를 확대하자고 역제안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추미애-윤석열 갈등이 국회를 통해 전 국민에게 공개되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에 나쁘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총장 직무정지 사유와 함께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과 검찰권 남용 등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는지 포괄적인 국정조사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김 위원장은 "자연적으로 이번 사태와 관련된 두 사람을 한꺼번에 할 수 밖에 없다"며 여권에서 '윤석열 국조'만 고수할 경우 "그런 편파적인 조사로는 정상적인 국조가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174석의 거대 여당에 맞서 각종 현안에 있어 무기력할 수밖에 없었던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추미애-윤석열 갈등을 통해 여당을 압박할 수 있는 여론을 조성해, 정국 반전의 카드로 만들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주 원내대표는 "이낙연 대표께서 윤 총장에 대한 국정조사 할 수 있다는 뜻을 비춘데 대해 우리는 환영하고 기꺼이 수용하겠다"고 환영하면서 "묻고 더블로 가라는 전략이 있다"고 추 장관까지 국조 범위를 넓히고자 한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추 장관까지 범위를 넓히지 않고 '윤석열 국조'만으로 잃을 것이 없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추미애 국조를 수용하지 않아도 국민의힘은 윤석열 국조를 수용해야 한다"며 "오히려 윤 총장의 정당성과 추 장관의 문제점을 폭로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민의힘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선출과 공정경제 3법,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라도 추미애-윤석열 판을 키워야 한다는 계산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윤 총장이 지난 국감에 출석해 여론의 주목을 받았던 사실이 우리 당 입장에서는 불리할게 없었다"며 "추 장관까지 포함시켜 국조가 유야무야되는 것보다 국조 자체를 성사시키는 게 더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추미애-윤석열 갈등을 둘러싼 여론의 향배도 국민의힘이 국조에 전력을 쏟는 배경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23~ 2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추 장관의 윤 총장 직무정지'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잘못한 일'이라는 응답이 56.3%으로 '잘한 일'이라는 답변(38.8%)을 크게 앞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조가 일단 성사만 되면 여론전의 판이 깔리기 때문에 윤 총장 사안 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낱낱이 부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리얼미터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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