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자 3명이 숨진 전남 포스코 광양제철소 폭발 사고는 산소 공급 차단 밸브 부분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는 감식 결과가 나왔다.
광양경찰서는 25일 오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전남경찰청, 고용노동부 여수지청, 소방당국 등과 함께 광양시 금호동 광양제철소 1고로 옆 제선·제강 공장 사이 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실시했다.
합동감식반은 사고가 발생한 산소 배관 주변의 그을림과 폭발 흔적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했고,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해 분석했다. 또한 제철소 관계자를 대상으로 작업 공정 등에 대해 조사했다.
경찰은 폭발 시작 지점이 고압산소 배관 밸브 주변으로 보고 있다. 사고 당시 작업자들은 내년에 해체·교체키로 한 노후 설비와 연결된 고압산소 배관 안에 차단판을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설치 작업에 앞서 산소가 유입되지 않도록 공급 차단 밸브를 잠궜지만, 관내 산소 농도가 안전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지 않자 산소가 새는 것으로 판단하고 산소 공급 차단 밸브를 원위치로 돌려놓는 과정에서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경찰은 감식 결과를 토대로 설비 하자 여부나 안전수칙 위반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정확한 사고 원인과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또한 사고 현장 주변에서 작은 불이 발생했다가 꺼진 직후 폭발음이 난 정황도 확인됨에 따라 이번 사고와 구체적인 인과 관계 등도 확인한다.
앞서 전날 오후 4시 2분쯤 광양시 금호동 광양제철소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현장에서 일하던 포스코 직원 A(40)씨와 협력업체 직원 B(32)·C(53)씨 등 3명이 숨졌다. 광양제철소 측은 고로와 연결된 200㎜ 산소배관 밸브 조작 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