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자 뾰루지 등 피부 트러블을 고민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평소엔 잘 쓰지 않던 마스크를 오래 쓰게 돼 피부 자극이 발생한 것으로 추측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아모레퍼시픽이 일반인이 마스크 착용했을 때 피부에 생기는 변화를 추적 관찰한 논문을 공개했다. 이 논문에는 마스크를 썼을 때 오히려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다는 결과가 담겼다.
25일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은 하루 동안 마스크를 쓴 시간에 따른 피부 변화를 연구한 논문이 국제 학술지 '스킨 리서치 앤드 테크놀로지' 온라인판에 지난 20일 실렸다고 밝혔다.
연구를 위한 실험엔 남녀 21명이 참여했고, 참가자들은 6시간 연속으로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들의 피부 온도, 발적(자극으로 빨갛게 부어오르는 현상), 수분 손실, 탄력 등의 변화 양상을 마스크 착용 전과 착용 1시간 후, 6시간 후 등 3회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실험 결과 온도와 발적, 수분 손실에서 변화가 감지됐다. 마스크 착용 1시간 뒤 뺨과 입 주위, 턱 온도가 높아졌고 뺨의 피부 발적도 늘었다. 수분 손실로 인한 건조는 특히 입 주위에서 관찰됐다. 마스크를 쓴 채 호흡을 하면 습기가 차서 피부가 촉촉해질 것이라고 예상하기 쉽지만, 관찰 결과 입 주변은 체온으로 데워진 입김과 가깝게 닿으면서 오히려 건조해진다는 점이 확인됐다.
마스크를 썼을 때 소재와 마찰이 생기면서 받게 되는 물리적 자극과 밀폐된 공간으로 인한 피부 변화와 더불어 피부 노화로 연결될 수 있는 건조 현상이 포착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날숨에서 나오는 입김이 외부 공기보다 온도도 높고 습기도 높은데, 이걸 마스크가 가둬서 기본적으로 고온다습한 환경이 발생한다"며 "그런데 입과 가까운 피부에서 표면 온도가 더 높아지니 항상성 유지를 위해 열을 식히게 되고 이 과정에서 모공을 열어 수분 등을 배출하면서 오히려 건조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의료진과 같이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하는 직업군에서의 피부 손상은 보고된 바 있으나 일반인의 마스크 착용에 따른 피부 변화를 연구한 결과는 아모레퍼시픽 논문이 처음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마스크가 필수품이 됐기 때문에 마스크로 인한 피부 영향 분석은 앞으로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기반으로 마스크 착용 시 더 효율적인 보습 및 진정 방법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내 헬스앤뷰티(H&B) 시장 점유율 1위인 CJ올리브영이 올해 고객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10월 피부 진정 성분을 함유한 화장품의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3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테놀, 티트리, 시카, 어성초 등 진정 관련 성분이 함유된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이 증가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