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항공기 제조사 등 中기업 89곳 추가 규제"

입력
2020.11.23 22:34
로이터통신 "국가 안보 이유로 수출 제재"
늦어도 다음달 말 제재 발표 예상

미국 정부가 자국 제품의 수출 규제 대상에 항공 분야 등 89개 중국 업체를 추가한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가 안보에 중요한 기술 유출이 우려된다는 이유다.

통신은 이날 미 상무부 제재 목록 초안을 입수해 국영 회사 중국 상용항공기공사(COMAC)와 전투기 생산업체 중국항공공업그룹(AVCI) 등 항공 관련 분야 12개 기업이 이 명단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들 기업에 미국 제품을 공급하면 최종적으로 중국이 군사 목적에 활용할 위험이 있어, 미국 안보를 위해 자국 기술력이 흘러가지 않도록 통제권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이유다.

수출규제 품목에는 엔진과 조작장치 등 항공기 부품과 함께 워드 프로세서와 같은 컴퓨터 소프트웨어, 전자 계측장비인 오실로스코프를 포함한 과학 장비 등이 포함된다. 원칙적으로는 미국 회사가 수출 규제를 받는 외국 기업에 수출하려면 당국의 사적 승인을 받도록 하지만, 허가 요청을 해도 거부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추가 수출규제가 현실화 화면 미중 갈등 고조는 물론 중국에 부품을 납품하는 미국 민간항공 분야 업체 타격도 피할 수 없다. 대표적으로 미국 항공사 보잉은 안전 문제로 수출이 일시 중지된 중국에 '737-MAX' 여객기 수출 기회를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미 상무부는 항공기 제조사 이르쿠트 등 러시아 업체 28개에 대한 수출규제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재 발표 시점은 늦어도 다음달 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상무부 차관보를 지낸 케빈 울프는 "당국이 이번 명단 초안을 관련 업계 대표들로 구성된 기술자문위원회에 배포했다"고 전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추가 규제 조치 소식에 "시장 경쟁 원칙과 무역·투자를 위한 국제 규범을 현저히 어기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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