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아홉 번째 심장’ NC가 창단 첫 통합 우승까지 1승 만을 남겨놨다.
NC는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 한국시리즈(7전4승제) 5차전에서 선발 구창모의 7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역투와 친정에 비수를 꽂은 안방마님 양의지의 쐐기 2점포에 힘입어 5-0으로 이겼다.
이로써 두산과 시리즈 전적 2승2패로 맞섰던 NC는 먼저 3승을 거두며 81.8%의 유리한 우승 확률을 가져갔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2승2패로 균형을 이룬 경우는 총 11차례 있었고, 3승을 먼저 따낸 팀이 9번 우승했다.
24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지는 6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려는 NC는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를, 벼랑 끝에 몰린 두산은 정규시즌 20승 투수 라울 알칸타라를 선발로 예고했다. 루친스키와 알칸타라의 대결은 1차전 이후 리턴매치다. 1차전에선 5.1이닝 3실점(1자책)을 기록한 루친스키가 5이닝 4실점으로 난조를 보인 알칸타라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5차전은 높은 우승 확률이 걸린 만큼 양 팀 사령탑 모두 필승 의지를 다졌다. 이날 경기에 앞서 이동욱 NC 감독은 “단기전은 기 싸움”이라면서 “구창모가 충분히 자기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날 이기면 그 만큼 확률이 올라가니 다음 경기에 임할 때 선수들의 자신감이 확실히 생긴다”며 5차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뚜껑을 연 결과, NC의 기운이 더 셌다. 선발 구창모가 두산의 ‘가을 에이스’ 크리스 플렉센과 4회까지 무실점으로 맞서며 팽팽한 흐름을 유지했다. 1회부터 4이닝 연속 주자를 내보냈지만 위기 관리 능력을 앞세워 실점 없이 버텼다. 구창모에게 맞선 플렉센은 4회 2사 후 나성범에게 첫 안타를 맞기 전까지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NC가 5회말에 0의 균형을 깼다. 선두 타자 노진혁의 볼넷에 이은 7번 박석민의 3루수 땅볼로 1사 2루를 만든 NC는 8번 애런 알테어가 선제 1타점 중전 적시타를 쳤다. 1-0으로 앞선 6회말 1사 1루에서는 양의지가 해결사로 나섰다. 2018시즌 후 4년 125억원 ‘잭팟’을 터트리며 두산에서 NC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양의지는 1B-2S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플렉센의 5구째 시속 126㎞ 커브를 걷어 올려 쐐기 중월 2점 아치(비거리 125m)로 연결했다.
타선의 지원을 받은 구창모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6회초와 7회초를 연속 삼자범퇴로 막았다. 7회말 공격에서 2점을 보탠 NC는 불펜진이 나머지 2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졌다. 정규시즌 10승에 1승이 모자라 승률왕을 놓쳤던 구창모는 한국시리즈에서 첫 승리를 챙기며 올해 10승을 완성했고, 5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상(MVP)도 받았다.
플렉센은 초반 선취점을 뽑을 기회를 수 차례 놓친 두산 타선이 야속했다. 특히 2회초 1사 후 5번 김재호의 볼넷과 6번 최주환의 2루타로 만든 1사 2ㆍ3루에서 7번 박세혁이 유격수 뜬 공, 8번 오재일이 2루수 땅볼로 잡혀 득점에 실패한 게 뼈아팠다. 4차전 0-3 영봉패부터 꽉 막힌 타선은 승기가 기운 8회초 무사 3루에서도 점수를 못 내며 2경기 연속 영봉패, 19이닝 연속 무득점 굴욕을 당했다. 두산의 마지막 득점은 3차전 7회말이다. 역대 한국시리즈 연속 이닝 무득점 신기록은 2013년 한국시리즈부터 2017년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진 SK의 23이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