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대담하게, 그리고 더욱 고급스럽게…’쌍용 올 뉴 렉스턴 더 블랙’

입력
2020.11.22 10:00

쌍용자동차가 브랜드의 대표자라 할 수 있는 대형 SUV, 쌍용 올 뉴 렉스턴을 출시했다.

돌이켜 보면 쌍용 렉스턴은 데뷔 이후 국내 대형 SUV 시장에서 꾸준한 판매, 그리고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프레임 섀시, 그리고 4WD 시스템의 매력은 분명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일부 제품의 경쟁력 부분에서는 늘 아쉬운 부분을 지적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그럴까? 쌍용자동차는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개선하고 다양한 편의 및 기능 사양을 개선한 올 뉴 렉스턴을 선보이고 특별한 패키지 사양인 ‘더 블랙’을 공개해 다시 한 번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과연 쌍용 올 뉴 렉스턴 더 블랙은 어떤 매력을 갖고 있을까?


국내 대형 SUV 시장에 워낙 큰 대형 SUV들이 등장해 시선을 끌지만 렉스턴은 충분히 넉넉하고 큰 체격을 갖췄다. 그리고 올 뉴 렉스턴은 이러한 구성을 고스란히 이어 받는다.

쌍용 올 뉴 렉스턴 더 블랙은 4,850mm의 전장을 갖췄으며 전폭과 전고는 각각 1,960mm와 1,825mm에 이른다. 이와 함께 휠베이스는 2,865mm에 이르며 넉넉한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덧붙여 공차중량은 5인승, 4WD 기준으로 2,170kg에 이른다.

대담하게 연출된 쌍용 올 뉴 렉스턴 더 블랙

쌍용 올 뉴 렉스턴 더 블랙의 외형은 말 그대로 대담하고 강렬하다. 거대하게 연출된 프론트 그릴은 고급스럽고 강렬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날렵한 헤드라이트 역시 이러한 흐름을 고스란히 이어 받는다.

이와 함께 마치 고성능 오프로더, 혹은 하이엔드 SUV 튜닝 패키지 등을 떠올리게 하는 바디킷이 적용되어 시각적인 매력을 한층 높인다. 이를 통해 쌍용 올 뉴 렉스턴 더 블랙은 기존의 렉스턴과의 확실한 차별화를 이뤄낸다. 다만 프론트 그릴의 ‘절단면’은 내심 아쉽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측면에서는 기존의 디자인을 고스란히 이어가는 모습니다. 바디 온 프레임 특유의 높은 전고 및 지상고를 누릴 수 있다. D 필러에 있던 엠블럼이 사라지며 더욱 깔끔한 이미지를 제시하는 점은 무척 긍정적이다. 이와 함께 검은색 20인치 알로이 휠을 더해 ‘더 블랙’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이어지는 후면 디자인은 새로운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새로운 바디킷이 눈길을 끈다. 새로운 요소를 통해 분리형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구현하고 더욱 세련된 모습을 완성한다. 다만 새로운 바디킷이 ‘코란도 투리스모’의 그것과 다소 유사한 모습이라 때때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새로운 요소로 매력을 더한 공간

쌍용 올 뉴 렉스턴 더 블랙의 외형이 대대적인 변화를 겪은 것에 비해 실내 공간은 소소한 변화를 통해 특별한 매력, 그리고 기존의 렉스턴과의 차이를 제시한다.

실제 쌍용 올 뉴 렉스턴 더 블랙의 실내 공간은 기존의 렉스턴과 동일한 대시보드 및 센터페시아의 구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모습이다. 대신 새롭게 디자인된 4-스포크 타입의 스티어링 휠과 새로운 기어 시프트 레버 및 센터 터널 등을 품게 되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및 인터페이스 등에 있어서도 기존과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이지만 소프트웨어 적인 개선을 통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모습이다. 인피니티 사운드 시스템도 여전한 모습이다.

소소한 디테일이 달라진 만큼 실내 공간의 여유나 구성은 그대로 이어진다. 대신 더 블랙의 매력이 더해 공간의 가치를 높인다.

실제 쌍용 올 뉴 렉스턴 더 블랙의 1열 공간에는 나파 가죽과 스웨이드를 조합한 시트가 마련되어 공간의 여유와 고급스러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덧붙여 시트의 사이드 볼스터의 볼륨도 한층 더해져 더욱 매력적인 모습이다.

이어지는 2열 시트 역시 마찬가지다. 1열 시트와 같이 2열 시트 역시 나파 가죽과 스웨이드를 조합하여 고급스러운 매력을 제시하며, 2열 탑승자에 대한 배려를 더한다. 넉넉한 레그룸과 헤드룸 역시 큰 매력이며 2열 플로어의 높이 차이도 크지 않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그리고 2열 시트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한다면 단연 리클라이닝 기능에 있다. 동급 최대 수준인 139°까지 기울일 수 있어 일상적인 편의는 물론이고, 장거리 주행에서의 여유가 더욱 돋보인다.

대형 SUV인 만큼 적재 공간은 충분히 넉넉하다. 렉스턴 레터링이 새겨진 트렁크 게이트 아래에는 820L에 이르는 적재 공간이 마련되며 플로어 패널을 이중으로 구성할 수 있어 공간 활용성이 더욱 높다.

이와 함께 2열 시트를 폴딩할 때에는 2,000L에 육박하여 넉넉한 공간의 가치를 누릴 수 있다. 다만 플로어 패널의 최대 하중이 60kg로 표기되어 있어 ‘차박’을 즐기기엔 다소 부담스럽다.

202마력으로 개선된 쌍용 올 뉴 렉스턴 더 블랙

쌍용 올 뉴 렉스턴 더 블랙의 보닛 아래에는 기존과 동일한 심장이 자리하지만 새로운 튜닝, 그리고 새로운 구성 요소를 더해 그 가치를 높였다.

기존 렉스턴 대비 15마력과 2kg.m의 토크를 높인 202마력, 45.0kg.m의 토크를 제시하는 2.2L e-XDi 220 디젤 엔진이 중심을 잡고, 8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4WD 시스템이 더해져 더욱 견고하고 우수한 주행 성능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쌍용 올 뉴 렉스턴 더 블랙은 더욱 향상된 주행 성능을 제시하며 복합 기준 11.1km/L의 효율성을 달성했다. 참고로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9.9km/L와 12.9km/L다.

더욱 고급스럽게 달리는 쌍용 올 뉴 렉스턴 더 블랙

쌍용 올 뉴 렉스턴 더 블랙과의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단 번에 보더라도 기존의 렉스턴 대비 더욱 고급스러운, 그리고 더 블랙 만의 매력이 느껴지며 드라이빙에 대한 기대감을 대폭 끌어 올린다. 특히 새로운 시트, 그리고 스티어링 휠의 만족감이 돋보였다.

시동을 걸면 디젤 엔진의 존재감이 느껴지는 건 사실이지만 이전보다 한층 정숙해진 것을 느낄 수 있어 본격적인 주행 전부터 차량에 대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202마력과 45.0kg.m의 토크는 그렇게 매력적인, 그리고 강렬한 성능이라 말하기엔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행을 시작하는 입장에서 기대감, 혹은 목표하는 허들을 그리 높게 잡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막상 주행을 시작하면 쌍용 올 뉴 렉스턴 더 블랙은 생각보다 경쾌한 움직임을 제시하며 ‘주행에 대한 만족감’을 끌어 올린다. 실제 발진 가속은 물론이고 추월 가속, 그리고 고속 주행을 하더라도 전체적인 부족함은 크게 느껴지지 않아 ‘필요 충분한 성능’을 확보했다고 판단되었다.

다만 디젤 엔진의 성능을 끌어 올린 만큼 엔진의 부담은 소폭 늘어난 듯 했다. 실제 주행을 하면 엔진의 노킹 사운드 및 소소한 진동이 더러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2.2톤에 육박하는 SUV를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는 성능, 그리고 실적인 주행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새롭게 적용된 8단 자동 변속기는 제 몫을 다한다. 기본적인 주행에서의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변속 속도나 변속 시의 질감 등에서도 부족함 없는 모습이었다. 덕분에 주행 내내 변속기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게다가 8단의 기어 비를 가진 만큼 이전의 렉스턴이 보였던 ‘다단화의 부재’는 크게 느껴지지 않아 주행의 가치가 더욱 높게 느껴졌다. 덧붙여 패들 시프트 역시 사용하기 편하게 제작되어 있어 적극적인 주행 상황에서도 변속기의 조작이 용이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느껴졌다.

차량의 전체적인 움직임은 이전의 렉스턴 보다 더욱 부드럽고 세련된 질감을 제시한다고 설명할 수 있다.

기존의 렉스턴의 경우에는 바디 온 프레임 구조의 차량들이 제시하는 특유의 질감과 진동이 도드라지는 모습이었으나 쌍용 올 뉴 렉스턴 더 블랙의 경우에는 이러한 부분이 대거 사라지고 더욱 부드럽고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물론 주행 상황에 따라 때때로 이러한 둔탁함, 그리고 진동이 더러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된다.

그러면서도 다루기 좋은 매력을 제시한다.

실제 스티어링 휠을 조작해보면 조작에 대한 무게감, 그리고 조작에 대한 반응이 무척이나 가볍고, 경쾌하여 R-EPS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쌍용 올 뉴 렉스턴 더 블랙은 더욱 다루기 좋은 대형 SUV가 되었다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 쌍용 올 뉴 렉스턴 더 블랙의 하체의 새로운 셋업으로 기존보다 노면에 대한 대응력, 포용력이 향상되어 주행 전반에 걸쳐 승차감, 안정감이 개선되었다는 점 역시 긍정적인 부분이다. 다만 이러한 셋업의 변화로 보다 적극적인 드라이빙에서는 리어 서스펜션이 다소 너그럽게 조율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변화 덕분에 개인적으로는 쌍용 올 뉴 렉스턴 더 블랙의 타이어만 보다 우수한 그립력과 주행 성능을 보장하는 제품으로 바꾼다면 더욱 높은 가치를 누릴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물론 OEM 타이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2.2톤의 체격 위에 더욱 더해질 탑승자 및 적재물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합리적인 ‘고민’의 주제가 될 것 같았다.

좋은점: 보다 대담한 디자인, 세련된 드라이빙의 매력

아쉬운점: 주행 시 간간히 드러나는 프레임 섀시의 투박함, 넓지만 차박의 어려움

보다 긍정적인 발전을 이뤄낸 쌍용 올 뉴 렉스턴 더 블랙

쌍용 올 뉴 렉스턴 더 블랙은 말 그대로 제대로 된 ‘개선’을 담아냈다고 할 수 있었다.

완전한 세대 교체, 그리고 기반부터 뜯어 고친 것이 아닌 부분 변경 모델로는 충분한 성의, 그리고 넉넉한 노력이 담겨 있음을 첫 만남부터 시승이 끝나는 순간까지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완벽한 차량은 없듯, 쌍용 올 뉴 렉스턴 더 블랙 역시 모든 것을 바꿀 ‘게임 체인저’는 아니다. 그러나 시장의 소비자들을 완전히 자신의 편으로 돌려 놓을 수는 없을지라도 분명 시선을 끌 가치는 충분했고, 더 블랙의 매력 역시 제대로 갖춰졌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촬영협조: 쌍용자동차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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