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사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연내 결정 가능"...여론전 돌입

입력
2020.11.20 11:56
4면
"후쿠시마 문제는 과학의 영역"...과도한 정치화 우려
"방류 시기 2022년 여름쯤 상정"
"오염수 방류시 한국 등 주변국과 모니터링"


일본 외교 당국이 20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처리수) 방류 결정 여부와 관련해 "단언할 수 없지만 연내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의 대사관에서 외교부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오염수 방류 결정을) 언제까지 미룰 수는 없다. 조만간 결정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 방류 시기에 대해서는 "2022년에는 (탱크가) 채워지고 어려운 상황이 된다"며 "2022년 여름쯤을 상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한일본대사관 측이 한국 기자들에게 별도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설명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내년 7월 도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오염수 방류를 기정 사실화하면서 안전성을 부각시키려는 여론전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사관 관계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많은 한국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방출할 때 환경 모니터링을 충분히 할 예정이다. 환경에 끼칠 영향을 충분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처리된 오염수는 지난 4월까지 후쿠시마 원전 내 979개 탱크에 120만㎥이 저장돼 있다. 2022년 여름에 저장탱크가 오염수로 가득 차기 때문에 그 전에 배출해야 한다는 게 일본의 입장이다. 방류 방법과 관련해 대사관 관계자는 "해양 방출과 수증기 방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ALPS를 통해 환경 배출 기준을 밑도는 농도까지 정화해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오염수에서 삼중수소를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렵다는 점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ALPS로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는 삼중수소에 대해서는 과학적으로 정해진 배출 기준을 충족시키도록 희석한 다음에 방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2월 후쿠시마를 방문한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어떤 방식으로 방출하더라도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다"고 밝힌 사실도 언급하며 거듭 환경 안전성을 강조했다. 그는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한일관계가 더욱 악화할 것이란 지적에는 "(오염수 배출은) 과학적으로 처리할 문제로 지나치게 정치화시킬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영빈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