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국제 무대에서 내정 간섭과 일방 제재에 반대한다며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17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신진핑 주석은 이날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들과의 화상회의에서 "규칙과 법을 무시하고 일방주의를 일삼으며 다자간 기구에서 탈퇴하고 합의를 어기는 것은 전 세계인들의 보편적인 바람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모든 국가의 합법적 권리와 존엄성을 짓밟는 행위라는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선언을 시작으로 유네스코,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세계보건기구(WHO)까지 줄줄이 탈퇴 통보를 한 미국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또 "다른 국가의 내정 간섭과 일방적인 제재 그리고 자국 국내법에 근거해 다른 국가에 개입하는 '롱암법'에 반대한다"고도 언급했다. 이 역시 홍콩 민주화와 신장위구르 자치구 인권 문제 관련 중국 정부를 비판하면서 관계자들에 대한 제재 조치를 한 미국 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자국이 주도하는 신흥 경제체제 모임인 브릭스에서 미국을 향한 날선 발언을 한 셈이다.
이날 시 주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협력을 촉구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맞서 전 세계가 단결하고 협력해야 한다"면서 코로나19 퇴치 및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한 해법으로 다자주의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