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리, '자발적 비혼 출산'에 과거 개념 발언까지 새삼 화제

입력
2020.11.17 15:15
"일본인이라기보다는 같은 여자" 위안부 기부
누리꾼 "재생산권 및 가족형태의 다양성 논의 확장"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藤田小百合)가 자발적 비혼 출산으로 한국 사회에 재생산권과 탈(脫)정상 가족화에 대한 논의를 확장시킨 가운데 그의 과거 개념 발언이 재조명받고 있다.

사유리는 2012년 8월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에 광고출연 수입료 3,000만원을 전액 기부했다. 그는 당시 방송에 나와 "일본인이라기보다는 같은 여자이기 때문에"라며 기부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는 2008년 4월에도 '나눔의 집'을 방문, 위안부 할머니들과 식사를 한 뒤 100만원을 기탁하며 "일본 국민을 대신해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이다. 앞으로도 종종 할머니들을 찾을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사유리는 성평등 차원에서도 소신 발언을 내놓았다. 2017년 한 방송에서는 '내 미래의 아이가 될 냉동 난자'에게 "네가 여자로 태어나면 불리할 때 페미니즘을 외치고 유리할 때 여자니까 봐줘요라고 하는 비겁한 여자가 안 되도록 엄마가 정말 열심히 노력할게"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유리의 출산이 알려진 17일 일부에서는 해당 발언과 관련, "사유리는 반(反) 페미니즘에 섰던 사람이 아닌가"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이런 식으로 사람 이간질하려는 측보다, 스스로의 인생을 주체적으로 선택한 그의 선택이 더 의미있다"(ph****)는 반박이 제기됐다.

"내 발에 맞는 신발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주체적 발언

이와 같은 '주체적인 삶'에 대한 그의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15년 7월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에 "남이 준 신발에 내 발 크기를 맞출 필요가 없는 것처럼 내 발에 맞는 신발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남들이 말하는 자신의 평가에 집착하면 자기 발에 피가 흘러도 모른다"라고 밝혔다. 같은 달 3일에는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이긴 뒤 얻는 것은 약간의 우울함과 끝없는 불안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같은 해 5월 24일에는 "태어난 환경은 선택을 할 수 없다. 선택권이 없는 것에 책임을 지라고 하는 것은 내가 눈이 두개로 태어난 것을 책임지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살면서 선택해 온 것들이 그 사람 자체를 보여준다"라는 글을 올렸다. 같은 해 10월 9일에는 "맥주도 허세도 거품이 많을수록 양은 적어진다"고 말했다.

누리꾼 "사유리 출산, '내 몸은 나의 권리'라는 얘기"


이런 가운데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 사유리의 출산에 국내 누리꾼들은 응원과 존중의 메시지를 보냈다. '자발적 비혼 출산'이라는 개념을 통해 한국 사회에 재생산권 및 가족형태의 다양성에 대한 논의를 확장시켰다는 점에서다. 앞서 사유리는 '자발적 비혼 출산' 동기에 대해 "(그저) 아기를 낳기 위한 이유로 결혼할 사람을 찾기 싫었다"고 밝혔다.

"낳을 권리, 낳지 않을 권리 모두 '내 몸은 나의 권리'라는 명제에서 함께 다뤄질 수 있는 얘기다. 바로 자기 결정권이 당사자에게 온전히 보장돼야 한다는 것."(hi****)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남들이 이상하게 볼 수도 있는데 아이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선 "그렇게 말하는 당신의 편견부터 고치면 세상은 변한다"(se****)는 '정상가족' 개념에 대한 반박도 제기됐다.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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