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통합우승을 차지한 두산은 약 27억원의 두둑한 배당금을 챙겨 선수단과 프런트에 분배했다. 보통 한국시리즈 우승팀에겐 포스트시즌 배당금과 함께 모기업 포상이 뒤따른다.
그러나 배당금의 경우 올 시즌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설상가상 정부가 19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하면서 한국시리즈의 관중 입장 규모는 더욱 줄게 됐다. 20일 3차전부터는 종전 50%에서 30%로 제한된다. 올 시즌 내내 재정난에 직면해 그나마 배당금이라도 기대하던 가을야구 진출팀들에겐 아쉬운 소식이다. 한국시리즈에서 다투는 NC와 두산도 역대 최소 규모의 우승, 준우승 배당금만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정규시즌 입장 수입은 각 구단의 몫이지만 포스트시즌 입장 수입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거둬들여 운영비를 제외하고 포스트시즌 진출팀과 정규시즌 우승팀에게 나눠준다. 먼저 20%를 정규시즌 우승팀이 가져가고, 나머지 중 50%는 한국시리즈 우승팀에게 돌아간다. 이어 준우승팀(24%), 플레이오프 진출팀(14%), 준플레이오프 진출팀(9%), 와일드카드 진출팀(3%)까지 분배금을 받는다. 와일드카드 제도가 도입된 2015년 이후 지난 5년간 포스트시즌 평균 입장수입은 89억6,289만원이었다. 플레이오프까지 추세를 감안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모기업 포상 규모는 우승팀에 따라 180도 달라질 전망이다.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NC는 통합우승에 성공할 경우 '돈 잔치'를 예고하고 있다. '야구광'인 김택진 구단주가 무려 100억원에 이르는 보너스를 풀 것이라는 소문도 나돈다. 과거 SK, 삼성이 우승할 때도 30억~40억원 수준이었다. 이는 모기업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코로나19 여파로 굴지의 대기업들이 줄줄이 허리띠를 졸라 맸지만 엔씨소프트는 올해 3분기까지 전년 대비 34.3%나 늘어난 영입이익을 냈다. 연매출도 2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비대면 사회로 전환되면서 반사 이익을 누린 대표적인 산업이 엔씨소프트의 주력인 게임이다.
반면 두산은 언감생심이다. 올해 5월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두산중공업의 독자 생존이 불가능해질 만큼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야구단 매각설까지 흘러나왔다. 급기야 두산 구단은 얼마 전 경기 이천의 최신식 훈련장 '베어스 파크'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매각한 사실이 알려졌다. 당장 선수들에게 줄 연봉과 내년 시즌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보너스는 고사하고 우승을 차지해 배당금이라도 한 푼 더 받아야 하는 처지다.
백중세의 전력 평가 속에 가을 축제의 하이라이트를 시작한 두 팀 선수들이지만 동기 부여는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