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유인우주선 발사 '이번엔 실전'… 민간 우주여행시대 눈앞

입력
2020.11.16 11:36
우주비행사 4명, 국제우주정거장行 
6개월간 완전 임무 부여된 첫 비행
민간 우주여행 시대 개막 눈앞으로

민간 우주여행을 목표로 설립된 미국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우주비행사를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쏘아 올렸다. 우주비행사 4명은 ISS에서 6개월간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앞서 5월 2명의 우주비행사를 ISS로 보내는 시험비행 성공을 발판으로 한 첫 완전 임무 비행으로, 성공 시 민간 우주여행 시대 개막이 빨라질 전망이다.

CNN방송 등 미 언론은 15일(현지시간) 스페이스X가 플로리다주(州)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자사 유인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팰컨9 로켓에 실어 이날 오후 7시47분(한국시간 16일 오전 9시27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전했다. 크루 드래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인종차별 문제 등 올해 전 세계가 직면한 시련을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로 ‘리질리언스(회복력)’라는 이름이 붙었다. 리질리언스는 지구를 여섯 바퀴 돈 후 17일 오후 1시쯤 ISS에 도착할 예정이다.

미 우주항공국(NASA) 소속인 마이크 홉킨스가 이번 우주 왕복비행의 선장을 맡았다. 2013년 러시아 우주선 소유스를 타고 ISS에 다녀온 적 있는 경험자다. ISS에 가는 최초 흑인 우주비행사가 될 빅터 글로버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속 노구치 소이치, 여성 팀원인 물리학자 섀넌 워커가 함께 한다. 이들이 수행할 임무 ‘크루-1’에는 반년 동안 ISS에서 식품 생리학 연구, 유전자 실험, 무중력 공간에서의 무 재배 실험 등이 포함된다. 임무를 마치면 내년 5월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크루-1은 민간 우주여행을 위한 첫 실전 비행이다. NASA는 지난 10일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과 팰컨9의 우주비행사 왕복 운송 자격을 승인했다. NASA가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만든 지 약 40년 만에 처음 민간 상용 우주비행 회사가 탄생한 것이다.

스페이스X는 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인류의 화성 이주를 목표로 2002년 설립했다. 최대 탑승 인원 100명의 우주선을 만들어 2050년까지 100만명을 화성에 이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2023년 달 궤도를 도는 우주 관광 비행도 계획하고 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발사를 “한때 괴짜 스타트업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NASA의 가장 중요한 협력자가 된 스페이스X가 성인식을 치르는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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