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질본본부장 "100명 중 1명 양성 가능성…1.5단계로 올려야"

입력
2020.11.16 12:00
전병율 전 질병관리본부장 CBS라디오 인터뷰
"주위에 늘 무증상 감염자 있다고 생각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16일 전병율 전 질병관리본부장이 '양성률 1%'의 의미를 언급하며 다시금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선제적으로 거리두기를 1.5단계로 상향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 전 본부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지금 1% 정도의 양성률을 나타내고 있는데 아무나 100명 잡아서 검사를 하면 1명은 양성이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라며 "주위에 늘 무증상 감염자가 같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자세를 갖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200명을 돌파한 원인에 대해선 "춥고 건조한 환경이 되면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져 전염될 확률도 높아지는데, 거리두기 단계별 기준 및 방역조치가 5단계로 늘어나면서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됐다'는 정신적으로 해이한 감정을 국민들이 많이 갖게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단풍철, 행락철을 맞이해 전국적으로 많은 인구의 활동이 증가하면서 접촉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환자가 증가한다"며 "지금은 특정 시설 또는 장소에서 대규모 집단 감염 사례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다양한 시설과 장소에서 작은, 순발적 감염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상당히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단풍철이라 야외 나들이를 가면 식당에 100명은 충분히 있고 확률상으로는 1명의 감염자가 있을 수 있는 것"이라며 "식사하는 과정에서 다 마스크를 벗고, 또 이동하면서 대화를 하게되면 주위에 있는 사람들한테 코로나19를 얼마든지 감염시킬 수 있고 이로 인해 확산이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정세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검토'엔 "사전 당부 하는 말"

전 전 본부장은 '1.5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에는 동의하기도 했다. 그는 "이 시점에서 조금은 해이해진, 피로해진 마음의 자세에 경각심을 갖게 한다는 의미에서 선제적으로 1.5단계 상향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국민에게 협조를 촉구하는 차원에서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시기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또 정세균 국무총리가 전날 강원권과 수도권에 예비 경보를 내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한 것을 놓고는 "본부장인 총리께서 그정도로 표현할 정도라면 '이번주 초중반에는 1.5단계 상향조정을 하니 그렇게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국민들께서 정부 조치에 적극 협조해주시기 바라겠습니다' 이런 사전 당부를 하는 말씀"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한편 전 전 본부장은 미국에서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가 18만명 가까이 발생하고 있는 것에는 선거 후 인구 이동과 집합 행사가 많이 이뤄진 점, 인권 측면에서 마스크 착용을 한국과 같이 강요하지 못 하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공동 개발 중인 백신의 연내접종 가능성에 대해서는 희망적으로 봤다.

그는 "미국 방역 당국에서도 연내 접종이 가능하다는 사인을 보내고 있다"며 "면역력 지속기 간이라든지 특정 연령에 대한 항체 형성의 가능성, 접종 이후 부작용 발생에 대한 문제 등 아직까지 완벽하지는 못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미국 앤서니 파우치 박사가 (화이자 백신 효과를) 언급했던 것은 상당히 희망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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