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 북한 개인 명의 계정이 등장했다. 외부 접촉이 철저하게 차단된 북한에서 당국이 아닌 개인이 나서서 트위터를 운영하는 건 이례적이다. 북한 당국이 최근 유튜버를 앞세워 체제 선전을 하는데 이어 사이버 심리전의 반경을 넓히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명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장, 한성일 조국통일연구원 실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트위터 계정이 북한 체제 선전 글을 올린 것은 지난달부터다. 한성일 실장은 지난달 1일 트위터에 올린 첫번째 글에서 "조선(북한)에서 일어나는 희소식과 북남관계 소식들을 전하고 우리 민족의 문화와 역사 등 여러가지 상식을 친절히 전해드리겠다"며 밝힌 후 하루 1,2건씩 글을 올리고 있다.
해당 트위터는 모두 '개인' 이름을 앞세웠지만 글의 내용은 기존 북한 선전매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북한이 내년 8차 당대회에 맞춰 진행중인 '80일 전투'의 성과를 자랑하는 등 체제를 선전하거나 내부 결속을 과시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북한이 최근 흡연의 유해성을 강조하며 금연법을 채택한 것과 관련해 김명일 부장은 "나는 애연가지만 건강은 물론 깨끗한 환경을 위해서 담배를 끊을 결심"이라며 '당의 뜻을 받든다'는 북한 체제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했다.
북한의 트위터 활성화는 선전선동 다양화 전략으로 보인다. 김명일 부장과 한성일 실장이 소속된 조평통은 북한의 대남 전담기구로 '우리민족끼리' 등의 선전매체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유튜브에서도 개인 실명의 유튜버(은아, 진희 등)을 내세운 북한은 관변 '트위터리안'을 통해 친숙한 방식으로 체제 선전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부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해당 트위터 계정을 북한이 운영하는 지에 대해선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트위터 본사가 계정 운영자의 신원에 대해 별도의 확인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 당국의 운영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누군가 북한 간부를 사칭해 계정을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