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약은 독하다’는 편견이 널리 퍼져 있지만 실제 부작용을 겪은 사례는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피부과학회는 12일 제18회 피부 건강의 날을 맞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0년 제18회 피부 건강의 날-피부과 약 바로 알기’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대한피부과학회는 지난 7~8월 피부과 약을 복용한 적이 있는 10~60대 9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 결과도 내놨다. 설문 조사에서 피부과 약이 독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 사람은 79%, 이런 인식에 동의하는 사람은 56.1%로 나타났다. 또한 의사가 피부과 약을 처방했음에도 약 복용을 거부하거나 중단한 적이 있는 사람이 26%였다.
한태영 노원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이전에 피부과 약을 한센병 치료에 쓰이면서 ‘피부과 약은 독하다’는 인식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며 “과거 두피 곰팡이 감염이나 발톱 무좀 치료제로 사용했던 항진균제가 광과민증이나 간 손상을 일으킨 적이 있었지만 현재 항진균제는 안전하고 부작용이 적은 약으로 대체됐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2019년 지역의약품안전센터(국립의료원)에 보고된 약물 부작용 건수 4,301건 가운데 피부과 약의 부작용 건수는 43건으로 1% 정도에 그쳤다”며 “항생제에 의한 부작용 보고 440건에 비해 피부과에서 처방하는 주요 약물인 항히스타민제의 부작용 보고 건은 21건에 불과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피부과 약의 부작용으로 ‘속이 쓰리다’ ‘몸이 건조하고 가증이 생긴다’ ‘내성이 쉽게 생겨 복용하다 보면 효과가 없어진다’ ‘호르몬 변화로 중단하면 증상이 심해지고 살이 찐다’ 등의 오해가 있다”며 “이는 일반 소염진통제, 항생제 등의 부작용으로 피부과에서 처방이 적은 약이거나 피부과 전문의와의 상담이 꼭 필요한 약을 잘못 사용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피부과 약이 호르몬 작용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주장에 대해 “경구 스테로이드 복용에 관한 부작용”이라며 “피부과 전문의는 장기적인 약 복용이 필요한 만성피부질환에서는 부작용 우려로 오히려 경구 스테로이드제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85%는 피부과 약 복용 후 질환이 호전되거나 부작용을 겪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부작용을 직접 경험했다는 응답자는 14%에 그쳤다.
박천욱 대한피부과학회 회장(한림대 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교수)은 “피부과 약에 대한 국민적 편견을 없애고 오해를 해소하기 위한 유튜브 영상을 올려 피부과 약은 피부 질환을 위한 안전한 약이라는 인식을 심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