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삼성 금융 계열사들이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차원에서 석탄 화력발전 관련 신규 투자를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난 9월 KB금융그룹의 선언 이후, 대형 민간 금융사 집단 가운데는 두 번째다. 국제적인 '탈석탄' 흐름에 국내 금융사가 본격 동참하는 분위기다.
12일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는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 위기의 선제 대응을 위한 탈석탄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앞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 2018년 6월부터 석탄 발전에 대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의 신규 직접투자를 중단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이를 확대해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 목적의 회사채에도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또 삼성화재는 신규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보험을 인수하지 않겠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삼성증권과 삼성자산운용 역시 석탄 채굴 및 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를 배제하는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12월부터 실제 업무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내용은 12월 이사회에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ESG) 경영 추진전략'으로 보고된 후 진행된다.
지난 10월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그린피스, 양이원영 의원실 등이 공동 발행한 ‘한국석탄금융백서’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석탄금융 PF 잔액은 총 1조5,000억원, 관련 기업 회사채는 6조9,000억원 가량으로 집계됐다.
민간금융사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을 석탄발전에 투자하던 회사의 운영 방침이 바뀌게 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투자를 변경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새로운 투자를 자제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간 우리나라 금융사들은 해외에 비해 탈석탄 움직임이 미진하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2018년 이래 속속 탈석탄 선언을 하고 있다. 공공기관 가운데는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이 석탄투자 중단을 선언했고, 민간 금융사 가운데서는 DB손해보험과 KB금융그룹이 탈석탄 금융사 대열에 합류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