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도 만약에 피가 있고 뼈가 있다면, 반드시 조선을 위해 용감한 투사가 되어라. 태극의 깃발을 높이고 드날리고 나의 빈 무덤 앞에 찾아와 한잔 술을 부어 놓아라. 그리고 너희들은 아비없음을 슬퍼하지 말아라.”
1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종합정책질의에서 윤봉길 의사 유서가 언급됐다. 윤 의사 장손녀인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황서종 인사혁신처장에게 잠수함 승조원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낮은 잠항수당에 대해 질의하면서다.
윤 의원은 황 처장에게 “잠수함 승조원의 1인당 거주 공간은 교도소 독방보다 좁다. 화재 위험 때문에 반가공식품만 먹어야 한다”며 “잠수함에서 상처가 나면 아물지도 않는다. 이 승조원들이 어떤 각오로 잠수함에 탑승하는지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윤봉길함의 한 승조원은 잠수함 임무를 위해 집을 나설 때 잠든 두 딸을 보면서 윤봉길 의사의 유서를 새긴다고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윤 의사의 유서를 직접 읽었다.
윤 의원은 잠수함 승조원들이 조기퇴직을 선택하는 현실도 지적했다. 윤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양성된 잠수함 승조원은 144명이지만 59명이 떠났고, 올해도 108명을 양성했으나 지난달까지 48명이 퇴직을 신청했다. 잠수함 한 대에 탑승하는 승조원은 총 45명. 매년 함대에 탑승하는 승조원보다 많은 숫자가 퇴직하고 있는 셈이다. 윤 의원은 “승조원들의 조기퇴직을 막아보려고 잠항수당을 1인당 1만원에서 3만원으로 인상하기 위해 18억2,000만원 증액을 요구했다”며 “하지만 인사혁신처에서는 1,000원만 올리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황 처장은 “승조원들에게 승선수당을 주고 있고, 한번 승선할 때마다 가산금 주는 비용(잠항수당)을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올려 예산에 반영했고, 이 비율을 높여가고 있다”며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국방부 및 기재부와 협의해서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